중동사태 여파로 연일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6일 제주시의 한 주유소 가격안내판이 휘발유 2040원, 경유 1999원, 등유 1650원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뛰고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이 한층 커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4월 경제동향에서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공급망 불안이 확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 국내 경제 역시 대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런 충격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물가도 다시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3월 소비자물가는 2.2%로 비교적 안정된 수준을 유지했지만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르며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 두바이유 가격은 1월 배럴당 62.0달러에서 3월 128.5달러로 급등했다. KDI는 유가 상승이 항공료 등 서비스 가격으로 번질 경우 향후 물가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 가능성과 물류 차질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수출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을 떠받치고 있지만 대외 변수에 따라 회복 흐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유가 상승과 공급망 차질, 대외 여건 악화가 기업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며 설비투자 증가세를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투자도 착공 부진과 비용 상승 부담이 이어지면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세계 경제 둔화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주요국 성장세가 약화하는 가운데 보호무역 기조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수출과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KDI는 현재 국내 경기가 반도체와 일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중동발 충격이 유가·수출·투자 전반으로 확산되며 경기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경기 회복 자체보다 이를 제약하는 대외 리스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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