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국인 7.5조 이상 순매도...원/달러 환율 1517.30원
달러 강세·유가 불안 겹쳐 원화 약세 심화...금리 인상 목소리
신한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신한은행]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주식·환율·자금 흐름 전반에서 동반 충격을 받았다. 사태 장기화 우려 속에 금리 인상 시나리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6.49%(375.45포인트(p)) 급락한 5405.75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8%(201.05p) 낮은 5580.15에 출발한 뒤 장 초반부터 낙폭을 키웠다. 오전 9시 18분에는 코스피200선물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11%(44.10p) 떨어진 818.45를 기록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들어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나온 것은 여섯 번째였고, 지난달 28일 이후 중동발 충격으로만 네 번째다. 장중 한때 5400선을 하회하기도 했고, 결국 5405.75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수급 충격은 뚜렷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3조8127억원, 외국인은 3조6754억원을 순매도해 합계 7조4000억원대 매물을 쏟아냈다. 반면 개인은 6조998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급락했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6.57%)와 SK하이닉스(7.35%)를 비롯, 두산에너빌리티(-8.12%), LG에너지솔루션(-5.19%), 현대차(-6.19%) 등도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경고와 이에 맞선 이란의 대응이 위험자산 회피를 더욱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여부, 국제유가 추이가 모든 매크로 환경을 지배하고 있다”며 “현재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비관적 시나리오로 넘어갈 수 있는 변곡점”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미 연준과 한국은행 모두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전쟁이 수개월 이어지고 유가가 연평균 85~100달러에 머무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은행의 연 1,2회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최대 4.0% 수준까지 오를 수 있어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이란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며 높은 국제유가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유동성이 높은 자산인 금과 함께 국내 증시에서도 현금화가 용이한 주도주와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순매도가 촉발됐다”고 진단했다.
코스닥 역시 5.56%(64.63p) 하락한 1096.89로 마감했다.
환율도 위험회피 심리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4.9원에 출발한 뒤 장중 1512.3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장 중에는 수출업체 네고(원화로 환전) 물량이 나오며 추가 급등이 일부 제한됐지만, 달러 강세와 외국인 증시 매도 흐름이 이어지면서 결국 1517.3원까지 올라 마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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