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황에도 소비 '정체'…주민 체감 경기와 괴리
GDP는 5.8% 성장, 소비는 0.5% 증가에 그쳐
높은 집값·생활비·고용 불안…선전 시민들, 지갑 닫아
홍콩 주민 방문이 소비 지탱…부동산 정책 완화가 변수
중국 광둥성 선전.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의 대표 기술 허브인 남부 광둥성 선전(深圳)이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소매판매 증가세가 거의 정체되며 '불균형 성장'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강조했다.
올해 1분기 선전의 GDP 성장률은 5.8%를 기록한 반면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대비 0.5%에 머물려 지난해 연간 증가율(2.3%)보다 크게 둔화됐다.
광둥성 성도인 광저우는 같은 기간 소매판매가 6.6% 증가하며 선전과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1분기 선전의 소매판매 총액은 2417억 위안(약 52조 원) 수준이다. 선전은 GDP 기준으로는 중국 전체 3위를 기록했지만 소비 부문에서는 6위에 머물렀다.
정책 분석가들은 "홍콩에서 유입되는 소비가 없었다면 소매판매는 역성장을 기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고 SCMP는 전했다. 실제로 홍콩 노동절 연휴(5월 1~3일) 기간 약 80만 명의 홍콩 주민이 선전을 방문해 식사·쇼핑 등 소비 활동을 했다.
선전은 화웨이, 텐센트, BYD, DJI 등 글로벌 IT·제조 기업이 밀집한 도시다. 이에 따라 1분기 수출은 전년 대비 24.3%, 산업생산은 8.7%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성장의 과실이 가계로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 화남이공대 공공정책연구소의 좡원웨(莊文岳) 연구원은 "선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데 점점 더 소극적으로 변하는 것은 수출 제조업에 과도하게 의존한 불균형 성장 구조와 높은 주택담보대출 부담, 그리고 비싼 생활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전 시민의 월 주택담보대출 상환액이 보통 소득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높은 생활비까지 겹치면서 소비 여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고용시장 압박 속에서 소득 안정성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예방적 저축 성향도 강화되고 있다.
그는 "선전의 높은 GDP 성장률은 산업과 수출 발전에 의해 견인되고 있지만, 그 성과가 주민들에게 충분히 확산되지 않는다"며 "증가한 GDP는 주로 연구개발(R&D), 산업 확장, 재투자에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요 확대 노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수출 호황이 끝난 뒤 경제가 둔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선전시는 외지인의 핵심 지역 주택 구매 제한을 일부 완화하고,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상향하는 등 부동산 규제를 완화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선전특구보와의 인터뷰에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주택 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가 확산될 경우 주택 보유자들의 소비 성향도 더욱 적극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다지면 소비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선전은 제조·수출은 강하지만 내수는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경기 방향은 부동산 시장 안정과 소비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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