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줌인] “韓 기업 불공정 관행 조사”…美 통상 압박 카드 ‘무역법 301...

앞서 정부는 브라질의 디지털 무역 규제와 관세 정책이 미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이유로 301조 조사에 착수했으며, 중국의 반도체 산업과 해운·조선 산업 지원 정책이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줌인] “韓 기업 불공정 관행 조사”…美 통상 압박 카드 ‘무역법 301...
특정 국가·산업 겨냥해 직접적인 불이익 조치
추가 관세·수입 제한 등 광범위한 제재 가능
협상 주도하는 ‘레버리지’ 수단 가깝다는 평가도
韓, 1995년에도 301조 계기로 자동차 세제 개편 감행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Section 301)’를 발동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항의 위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역법 301조는 특정 국가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문제 삼아 광범위한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미국의 대표적 통상 압박 수단이다.

연합뉴스
9일(현지 시각) 쿠팡의 미국 투자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의 쿠팡 대우와 관련해 제출했던 301조 청원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앞서 두 회사는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와 규제를 겨냥,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미국 정부 최고 수준에서 검토돼야 한다”며 301조 청원을 제출한 바 있다.

투자사들은 “최근 몇 주 간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 한국 정부의 조치가 미국 기술 기업에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한국의 무역 약속 준수를 강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공개 발언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USTR이 향후 한국에 대해 미국 무역법 301조를 적용할 것으로 암시되는 대목이다.

무역법 301조는 1974년 제정된 미국 통상무역법에 근거한 제재 수단으로, 외국 정부의 정책이나 규제가 미국 기업에 부담을 주거나 차별적으로 작용한다고 판단될 경우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다. 관련 사례 발견 시 USTR은 조사에 착수하게 되며, 조사 결과 정책이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판단되면 대통령 승인 하에 추가 관세나 수입 제한 등 조치가 시행된다.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 협의를 거치지 않고 상대국을 직접 압박할 수 있어 ‘슈퍼 301조’로도 통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 왔다. 1기 행정부 집권 당시인 2018년 중국을 대상으로 법을 적용, 1차 미중 무역 전쟁을 벌인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와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문제 삼아 301조 조사를 실시했고, 이후 산업적으로 중요한 기술이 포함된 2200여 종의 중국산 제품에 무더기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조항은 특정 산업 혹은 정책을 겨냥한 압박 수단으로도 기능해 왔다. 미국은 2019년 7월 프랑스를 시작으로 2020년 6월 영국·이탈리아·스페인·인도 등 여러 국가의 디지털세에 대해 301조 조사를 개시한 바 있다. 그 결과 2021년 초까지 차별적 조세라는 판단과 관세 부과 결정이 내려졌지만, 같은 해 11월 OECD 국제 조세 협상이 진전되면서 실질적 징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301조 조항이 실질적인 관세 부과 수단보다도 협상 도구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에도 미국은 301조를 활용, 통상 압박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정부는 브라질의 디지털 무역 규제와 관세 정책이 미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이유로 301조 조사에 착수했으며, 중국의 반도체 산업과 해운·조선 산업 지원 정책이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이유로 301조 조사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한국 또한 301조 적용 대상이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은 1985년 한국 보험과 영화 산업을 문제 삼아 301조를 발동했으며, 1989년에는 농산물 정책과 국산화 정책, 외국인 투자 규제 등 세 분야를 겨냥해 추가 조치를 취했다. 1995년에는 미국자동차제조협회(AAMA) 측 요청으로 조사에 착수, 우리 정부는 대규모 자동차 세제 개편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 관세가 위법으로 판결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301조에 대신 의존해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도 대두된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주요 경쟁 상품이나 수출 상품이 타깃이 된다면 훨씬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방위비 인상, 주한미군 철수 등 함께 쓸 수 있는 카드도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