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 지수가 이번주 '어닝 슈퍼 위크'를 맞아 6500선에 안착할 지, 미·이란 종전 협상 무산과 주요국 통화정책회의에 따른 단기 차익실현 국면으로 전환할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증권가는 이번 주(27~30일) 코스피 밴드로 6300~6650선을 제시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0~24일) 코스피 지수는 전 주(6191.92) 대비 283.71p(4.58%) 오른 6475.63으로 마감했다. 지난 21일 종가 기준 약 2개월만에 63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22일 6400선을 넘어섰고, 23일은 장중 6557.76까지 치솟는 등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24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자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하루만에 2조원 넘는 매물을 쏟아내면서 6470선으로 주간 거래를 마무리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물량을 쏟아낸 외국인은 코스닥으로 자리를 옮겨 매수에 나섰고, 코스닥 지수는 2000년 8월 이후 25년여만에 종가 기준 1200선을 돌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외국인의 대규모 현물 순매도 압력이 단기 매물 소화, 과열 해소 국면을 야기했다"며 "외국인 매도는 반도체 중심의 IT 업종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이번 주는 알파벳(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1분기 실적을 내놓는 '어닝 슈퍼 위크'다. 알파벳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922억달러로 전망된다. 특히 클라우드 성장률의 추가 가속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매출은 각각 814억달러, 1772억달러로, 주당순이익(EPS)은 4.04달러, 1.63달러로 추정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 애저(Azure)의 성장률 가이던스로 +37~38%(고정환율 기준)를 제시한 상태다.
빅테크 기업의 실적 자체는 시장 컨센서스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인공지능(AI) 자본지출(CAPEX) 가이던스에 쏠리고 있다. 메타는 2026년 자본지출 가이던스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1150억~1350억달러로 전망되고, 아마존도 2000억달러를 AWS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다. 알파벳 역시 1750억~1850억달러 규모의 자본지출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자본지출 확대 기조가 유지될 경우 고대역폭 메모리(HBM)·전력기기·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국내 AI 인프라 관련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실적 발표 과정에서 가이던스 하향 조짐이 나오면 단기 차익실현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익 모멘텀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52조6000억원(+198.1%), 영업이익 37조6000억원(+405.5%)에 영업이익률 72%로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이노텍(27일), 삼성SDI·HD현대일렉트릭(28일), LG전자·두산에너빌리티(29일), NAVER·LG화학(30일) 등 범AI 섹터 기업들의 실적이 공개된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역사상 최장 상승 랠리를 기록 중"이라며 "한국 증시 역시 반도체 빅2에 집중됐던 AI 테마가 전력기기·ESS·태양광에 이어 조선업종까지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의 주도권은 '성장주·테마주' 중심의 종목 장세로 이동할 전망"이라면서 "당분간 시장은 뉴스와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치열한 수익률 게임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이란 2차 종전 협상 무산은 국내 증시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협상단의 파키스탄 방문 일정을 취소한 뒤 "모든 카드는 우리가 갖고 있고, 그들에겐 아무 카드도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협상 시점이 다시 불투명해지면서 유가 변동성의 확대 가능성도 커졌다.
오는 28일~2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역시 변수다. 시장은 94%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있지만, 유가 변동성 확대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할 경우 위험자산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27~28일)와 유럽중앙은행·영란은행(BOE) 통화정책회의(30일)도 이번 주 개최가 예정돼 글로벌 통화정책 변동성 역시 확대될 전망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각국의 경제지표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 물가 상승을 반영하기 시작해 4월부터 예상치를 하회하기 시작했다"며 "당장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는 않겠지만 원유, 가스 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은행은 매파적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