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나무가치포럼에서 허정환 제주도 산림녹지과장, 박필선 서울대 교수, 오충현 동국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건천(乾川)인 제주 하천을 산림지대와 생활권 도시숲을 연결하는 생태축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오충현 동국대학교 교수는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나무가치포럼 ‘도시숲과 생태축의 연결’ 발표에서 “도심 곳곳의 작은 녹지를 선으로 이어 생태 다양성을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우리나라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4년 12.8㎡로 세계보건기구 권고 기준(9㎡)를 넘어섰지만, 실제 생활권 녹지는 부족하다”며 “녹지가 점으로만 존재해 선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문제가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녹지가 연결되면 시민 이동 편의뿐 아니라 생물 다양성 확대, 열섬현상 완화, 빗물 저장 등 기후 적응 기능도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제주 역시 같은 상황”이라며 “산림지대와 도심을 연결하는 유일한 자연 통로인 건천을 활용해 도시 공원, 학교숲, 마을숲, 가로수, 하천변 녹지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제주 하천은 상시 유수가 없어 생태적 연결축으로 제한적인 역할만 한다”며 “하천 주변에 소규모 웅덩이를 조성해 녹지를 연결하고 생물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필선 서울대 교수는 ‘미래 유산으로서의 제주 숲’ 발표에서 “건강한 숲을 유지하려면 수종별 다양한 기능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삼나무림은 (알러지 유발 등)여러 이슈가 있지만 토심이 얕은 제주에서 20m 이상 자라는 몇 안 되는 수종으로 방풍림 기능을 수행한다”며 “키가 작은 나무와 큰 나무, 천연림과 인공림의 역할이 따로 있어 수종별 적정 비율을 세심하게 고민해 숲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제주는 좁은 수평거리 안에 아고산대부터 난대까지 다양한 식생을 볼 수 있는 섬으로, 숲이 생태 관광 자원이자 미래 탄소흡수원으로 경제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제주 산림 면적은 1967년 12만955㏊에서 2024년 8만8862㏊로 57년간 28% 감소했다”며 “개발 위주 성장에서 벗어나 숲 가꾸기와 보전을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또 “기후 변화로 구상나무·곰솔림 등 침엽수림이 줄고, 병해충과 칡 확산으로 산림 건강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정밀 모니터링 체계를 확립해 자원을 구획별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는 경사도가 높고 흑색 토양(화산회토)이라 나무가 줄면 토양 유실과 온도 상승 등 재해 위험이 커진다”고도 우려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허정환 제주도 산림녹지과장은 제주도가 도시숲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자연기반 해법의 양대 축으로 ‘정원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원은 주민 참여를 이끌고 도시 녹지 만족도를 높이는 생태 회복 정책”이라며 “제주도는 내년까지 정책 방향을 확정하고 2027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 과장은 “정원 활성화 정책은 도시 회복력을 높이고 관광객 체류를 늘려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올해 시민정원사 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오는 11월 서귀포 혁신도시에서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를 개최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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