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2009년 용산참사 변호인에서 시장 후보로
"고비용 서울에서 더 이상 쫓겨나지 않도록"
주거 정책 전환·생활 필수재 공공 책임 강조
"진보야당 독자 노선… 권영국으로 단일화"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구로구 당사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달 8일 용산역 앞에서 출사표를 냈다. 17년 전 용산참사 당시 철거민 변호인을 지낸 권 후보는
"개발 사업과 이윤만 쫓는 오세훈(국민의힘 후보)의 시정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고 꼬집었다. 그의 뒤로는 철거민 유족, 배달·돌봄·콜센터 노동자, 성소수자 등 다양한 시민이 모였다.
거대 양당 후보들이 부동산 공방에 몰두하는 사이 권 후보는 그늘에 가려진 서울의 이면과 소외된 시민들의 삶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19일 서울 구로구 정의당사에서 진행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개발 중심 도시 서울에서 밀려나지 않고, 누구나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적정 서울'을 만들겠다"
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8일 서울 용산역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비용 도시' 서울에서 '적정 도시'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대선주자다.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이유가 있나.
"대선 당시 '불평등한 세상을 갈아엎자'고 주장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진보 진영의 의제를 언급하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서울은 수도권 일극 체제하에서 지나치게 과밀화됐다. 서울이 '고비용 도시'가 되면서 정작 오랫동안 살아왔던 사람들은 주변으로 밀려난다. 더 이상 쫓겨나지 않도록 '적정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
-현 시장인 오세훈 후보의 시정은 어떻게 평가하나.
"개발 중심의 시정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인 신속통합기획은 물론이고, 한강버스와 감사의 정원 등 전형적인 '전시 행정'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이미지만 중시할 뿐 개발로 인해 자산가에게만 혜택이 간다는 사실은 가려진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마찬가지다. '착착개발' 같은 개발 중심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소유 중심의 부동산 정책, 거주 중심 전환해야"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구로구 당사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부동산 문제가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의 부동산 정책은 자가 소유 중심이라 집값을 잡기 어렵다. 이제는 집을 꼭 사지 않아도 원하는 곳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거주 중심 정책으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20%까지 확대하겠다. 또한 월 소득 대비 주거비가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도록 표준 임대료 도입, 계속 거주권 보장 등으로 세입자 권리를 강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노동소득만으로 살 수 있는 도시'를 주장한다. 공약에 따른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하나.
"주거·식비·교통·의료 같은 생활 필수재를 공공이 책임지는 기본 서비스로 만들어 시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낮추겠다. 특히 대중교통 공영제와 무상화를 통해 자가용 중심 구조를 바꾸고 에너지 비용도 줄이겠다. 재원은 빅테크·플랫폼 기업의 초과 이윤에 지방세 탄력세율을 적용해 마련하는 'AI(인공지능) 전환기금' 등을 도입해 활용할 계획이다."
"토론 회피 비겁… 다자토론 하자"
-서울시장 선거가 네거티브로 점철되고 있다.
"거대 양당 후보들이 상대를 공격하는 데 몰두하면서 정책, 군소 후보들의 목소리가 가려지고 있다. 오 후보는 양자 토론만 제안하고, 정 후보는 토론 자체를 피하고 있다. 둘 다 비겁한 태도다. 유권자의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다자 토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의당과 권 후보가 달성하고자 하는 지선 목표가 무엇인가.
"정의당은 범여권이 아니라 독자적 진보 야당이다. 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을 추진하며 사법권을 통제하려 하고,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코스피가 고공행진 하는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정의당은 성장과 개발에 따른 그늘, 비어 있는 '왼쪽 구석'을 제대로 대변하기 위한 정치를 지향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기반을 만들겠다."
-범민주·진보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서울의 핵심 과제인 불평등·양극화 해결을 위해 30년 이상 싸워온 내가 적임자다. 권영국으로 단일화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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