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식 박사·TAFISA 이사·TAFISA Korea 회장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의 슬로건은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다. 산업수도 울산이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선언이자 도시 비전이다. 울산은 반세기 넘게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 온 대표 도시이다.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산업은 국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도시들은 더 이상 생산과 수출 규모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시민의 삶의 질, 건강, 환경, 문화, 그리고 지속가능성이 도시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울산이 산업도시에서 정원도시로 도약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태화강 국가정원을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는 도시 브랜드는 이미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원은 단순히 바라보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걷고, 뛰고, 운동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살아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정원에 건강과 행복, 공동체의 활력이 더해질 때 비로소 정원도시는 완성된다.
필자는 최근 중국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成都)를 방문하여 매우 인상적인 경험을 했다. 인구 2,100만 명이 넘는 청두는 중국 서부의 경제·문화 중심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생활체육 혁신도시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청두에 본사를 둔 해피스포츠개발그룹(Happy Sports Development Group)은 2014년 세계 최초의 WePark 모델을 선보인 이후 중국 생활체육 발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왔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이 기업은 중국 각지에 스마트 스포츠공원을 조성하며 생활체육과 지역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새로운 도시 모델을 구축해 왔다. 필자가 직접 둘러본 시설은 기존의 체육시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축구장과 농구장, 어린이 놀이시설, 휴게공간, 카페, 커뮤니티 시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모바일 예약 시스템과 데이터 기반 운영 플랫폼이 결합되어 있었다. 단순히 운동하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이 모이고 소통하며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는 생활문화 플랫폼에 가까웠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스포츠를 도시정책의 중심에 놓고 있다는 점이었다. 운동은 더 이상 특정 계층이나 동호인들만의 활동이 아니었다.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으며, 스포츠와 건강, 교육, 문화, 공동체 활동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었다.
필자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울산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울산은 이미 세계적인 정원도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정원 위에 시민 건강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해야 한다. 아름다운 정원이 도시의 녹색 인프라라면 스포츠는 시민 건강 인프라이다. 정원이 시민에게 휴식과 치유를 제공한다면 스포츠는 활력과 행복을 제공한다. 그리고 AI 기술은 이 모든 것을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필자는 울산국제정원박람회와 연계한 '정원형 스마트 스포츠공원' 조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공간은 단순한 운동장이 아니다. 태화강 국가정원과 연계된 걷기 코스, 스마트 풋볼장, 가족형 스포츠 공간, 어린이 놀이시설, 커뮤니티 광장, 휴게 공간이 함께 어우러진 복합 생활공간이다. 여기에 AI 기술을 활용한 예약 시스템과 건강관리 서비스, 그리고 시민 참여형 디지털 플랫폼이 결합된다면 울산은 기존의 정원도시를 넘어 새로운 미래도시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가치 창출이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넷제로워크(Net-Zero Walk)는 걷기를 통해 탄소감축 효과를 측정하고 시민들의 기후행동을 유도하는 플랫폼이다. 만약 울산의 정원길과 스마트 스포츠공원이 이러한 플랫폼과 연계된다면 시민들의 일상적인 걷기와 운동은 건강 증진에 그치지 않고 탄소중립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민 한 사람의 발걸음이 도시의 건강을 높이고 동시에 지구 환경을 지키는 행동이 되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 스포츠공원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스포츠 관광, 가족형 여가문화,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 청소년 스포츠 교육, 시니어 건강 프로그램 등이 결합되면 새로운 일자리와 소비가 창출된다.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에게도 또 하나의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초고령사회와 저출산, 기후위기라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시대에는 도시가 시민의 건강과 행복을 적극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건강한 시민이 건강한 도시를 만들고, 건강한 도시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든다. 청두가 스마트 스포츠공원을 통해 시민 건강과 공동체 활성화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울산은 정원과 스포츠, AI와 기후행동을 결합한 한 단계 진화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그것은 단순한 체육시설 확충 사업이 아니라 미래 도시전략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산업수도 울산의 성공은 이미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이제 울산은 정원도시를 넘어 건강도시로, 건강도시를 넘어 세계적인 스마트 웰니스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빛낼 또 하나의 빛' 필자는 그것이 바로 스마트 스포츠공원이라고 확신한다. 새롭게 출범할 울산시정이 정원과 스포츠, AI와 시민 건강을 연결하는 미래 비전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 정원도시 울산에 건강과 활력을 더하는 스마트 스포츠공원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투자이기 때문이다.
'울산, 정원을 걷고 세계를 품다' 이 아름다운 슬로건이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시민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아내는 도시 전략으로 실현되기를 바란다. 그 출발점이 바로 울산형 스마트 스포츠공원이 되기를 기대한다.
홍완식 박사·TAFISA 이사·TAFISA Kore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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