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국민통합위원회가 개최한 2026 세대분야 현장형 국민대화 경상권 토론회에서 이석연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석연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이 취임 1년 만에 물러나면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과 국민통합 기조에도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 위원장이 단순한 임기 종료가 아니라 “국민통합에 관한 이 정부의 생각과 철학이 저와는 많이 다르다”, “헌법에 충성하기 위해서이지 정권에 충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여권 내부의 이견이 외부로 표출된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이 위원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9일 국민통합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년간 국민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헌법적 가치를 바탕으로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정부와 자신의 국민통합 철학이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제 대통령의 뜻에 따라 물러나고자 한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그동안 자신이 했던 직언을 국정운영 과정에서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 비판한 통합위원장’ 퇴임…여권 부담 커지나
정치권이 주목하는 것은 이 위원장의 그동안 행보다.
이 위원장은 취임 이후 정부·여당의 주요 정책과 인사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법왜곡죄와 2차 종합특검법, 보완수사권 폐지 등에 반대 입장을 밝혔고, 이 대통령의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선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지난달에는 이 대통령이 ‘국민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민주당을 탈당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하면서 이 위원장의 발언은 여권 내부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정부의 생각과 철학이 나와 많이 다르다”며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은 단순한 인사 변동 이상의 정치적 메시지로 읽힐 수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 ‘국민통합’ 상징성에도 악재
무엇보다 이석연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냈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과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 등을 거친 인사다.
진보와 보수 진영을 모두 경험한 법조인 출신으로, 대선 당시에는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장 겸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따라서 이 위원장의 퇴임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 당시 내세운 ‘통합’의 외연과 실제 국정운영 사이에 간극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야권에서는 이를 정부의 포용성과 통합 능력을 비판하는 소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위원장이 정부와 여당을 향해 쓴소리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그의 퇴임 자체보다 왜 임기를 채우지 않고 물러나게 됐는지에 대한 해석이 향후 정치적 파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지지율에도 부정적 변수 가능성
당장 이 위원장의 퇴임이 대통령 지지율을 크게 끌어내릴 정도의 직접적인 요인이 될지는 미지수다.
국민통합위원장은 대통령실이나 내각의 핵심 정책 결정권자와는 성격이 다르고, 이번 퇴임 역시 정책 실패나 국정 지지율과 직접 연결된 인사는 아니다.
다만 ‘이재명 정부에 합류했던 중도·보수 성향 인사가 정부와 철학적 차이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떠난다’는 이미지가 형성될 경우에는 별개의 문제다.
중도층을 향해 외연 확장을 추진해야 하는 이재명 정부 입장에서는 더욱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지지층 결집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중도·무당층에게 ‘통합보다는 진영 논리가 강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줄 경우 지지율에는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후임 인선과 대통령의 메시지
향후 파장은 후임 국민통합위원장 인선에서 더욱 분명해질 전망이다.
이 위원장과 달리 정부 정책에 우호적인 인사를 기용할 경우 야권에서는 ‘국민통합위원회의 정권 홍보 기구화’라는 비판을 제기할 수 있다.
반대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인사를 후임으로 발탁하고 정부와 다른 목소리도 수용하겠다는 메시지를 낸다면 이번 사퇴 논란을 오히려 국정운영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계기로 전환될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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