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원과 협력 강조했지만…현장에선 ‘미온적 대처’ 비판 커져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이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의 피해 현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UPI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지진 이후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사진) 체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으로 압송된 후 미국과 밀착 행보를 보여온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재난 대응이 향후 정치적 입지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로드리게스 정부가 이번 지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정부가 재난 상황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몇 시간 안에 10개국이 베네수엘라에 국제 원조 물자를 전달할 것”이라며 “생존자들을 구조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미국도 로드리게스 정부의 재난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번 지진에서 로드리게스 정부의 효과적 대응을 통해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미 국무부는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1억5000만달러(약 2317억원)를 지원하고 수색·구조팀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스밀드 툴레인대 교수는 “베네수엘라 지진에 효과적이고 강력한 대응을 한다면 미국은 입지를 강화하고 인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전날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통화했다며 “그들은 구조요원, 장비, 임시 대피소, 피해 가정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보냈다”고 썼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부의 대처가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진 발생 이후 당국의 조치가 더디게 이뤄지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조작업과 구호물품 전달에 나섰다. 특히 당국이 라과이라주에 군을 배치해 출입을 제한하고 자원봉사자들에게 출입허가증 발급을 의무화하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자원봉사자는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에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지지율은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 등이 겹치며 3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달 25%를 기록했다. 로드리게스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경제 회복을 핵심 과제로 추진해왔다. 미국 은행가와 사업가들을 만나 협력을 확대하는 등 반미 노선을 고수해온 마두로 전 대통령과 차별화된 정책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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