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동 상황 일일 브리핑
세탁기·에어컨 등 소재 수급난
석유화학단지 전경.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본격적으로 강도 높은 나프타 수급 조정에 돌입하기로 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중동 상황 대응 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나프타의 경우 정부가 민간에 생산 도입 규모를 보고하게 하고 매점매석을 금지한다거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며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긴급하게 수급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주 안에 관련 조치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관계 부처와 논의 및 행정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따르면 정부는 국제 통상 여건의 급변 등으로 산업 공급망의 원활한 기능에 지장이 초래되고 국민 경제활동이 현저하게 저해될 우려가 있을 경우 ‘긴급 수급 안정화를 위한 조정(수급 안정화 조정)’을 실행할 수 있다.
국무회의를 통해 이 조치가 의결되면 나프타와 같은 지정 품목의 생산 계획을 정부가 수립 또는 변경할 수 있다. 공급 우선순위 역시 정부가 임의로 조정할 수 있고 운송 및 보관·비축·양도까지 지시할 수 있다. 이 조치는 2019년 일본의 반도체 핵심 품목 수출규제로 국내 제조업이 위기에 처하면서 생겼지만 2021년 ‘요소수 대란’ 때도 발동한 적 없는 초강력 조치다.
이외 정부는 나프타를 대체 수입할 경우 그에 따른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이번 ‘전쟁 추경’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관 합동 소재·부품·장비 수급 대응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석유·나프타 등 수급 차질로 영향을 받는 전방산업 품목의 애로 사항도 집중 관리한다.
나프타 수급 차질에 따른 영향은 속속 드러나고 있는 분위기다. 양 실장은 “조선 업계 에틸렌가스 수급에 이어 세탁기 등 대형 가전의 내·외자재를 구성하는 석유화학 기반 소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들 가전에는 폴리프로필렌(PP),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 등 나프타를 가공해 만든 소재가 다량 들어가기 때문이다. 양 실장은 “개별 업체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재고는 2~3주 정도 확보하고 있다”며 “수급 애로를 석유화학 업계와 논의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철강 업계에서는 수출에 어려움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에 따르면 일부 철강 수출 물량은 호르무즈 봉쇄, 보험 적용 거부 등으로 인해 하역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다. 이에 정부는 인근 항구에 하역하거나 수출 물량을 육상으로 운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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