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정부, 반도체 호황에 세수 늘자 ‘추경’ 속도전 ..전문가들 “급할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80조~90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수출기업의 실적 호조가 법인세 수입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15일 전문가 및 증권업계에...

삼성·하이닉스 덕에 10조~20조 규모 추경 착수“묻지마 추경” 우려도 커져14일 이란이 공격을 받은 이라크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건물 옥상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X정부가 중동전쟁발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공식 착수한 가운데,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법인세 세수 급증을 바탕으로 추가 국채 발행 없이 10조~20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속도’에만 방점이 찍힌 채 규모와 용도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추경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전문가들은 상황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재정을 한꺼번에 쏟아붓기보다 꼭 필요한 곳에만 집중하는 ‘핀셋 추경’이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반도체 초호황이 만든 세수 여유정부가 추경 편성에 자신감을 갖는 배경에는 올해 예상되는 대규모 초과 세수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80조~90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수출기업의 실적 호조가 법인세 수입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15일 전문가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법인세가 지난해 8월 예산안 편성 당시 산출한 86조6000억원보다 5조~10조원 더 걷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법인세 외에도 세수 증가 요인이 겹친다. 증권거래세의 경우 세율 인상과 주식 거래 증가가 맞물려 예상치(5조4000억원)보다 5조원가량 추가 징수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은행이 정부에 납입하는 잉여금도 기존 예상치(7조2500억원)보다 1조~2조원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작년 말 외환시장 개입 과정에서 상당한 외환매매차익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매년 당기순이익이 발생하면 30%를 법정 적립금으로 쌓고 나머지를 정부에 세외수입으로 송금한다.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은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해 추경을 편성해 국채·외환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경제부도 초과 세수 잠정치 추계 작업에 즉각 착수했다.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상황 점검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제공) /뉴스1◇규모 10조~20조원 거론추경 규모를 둘러싼 추정치도 속속 나오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안도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5조~20조원 정도가 적정 규모”라고 밝혔다.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낸 안 의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업이익 합계만 90조원에 달하는 데다 근로소득세·증권거래세 징수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근거를 댔다. KB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초과 세수만 최소 10조원이라면서 추경 규모를 10조~20조원으로 전망했다.기획예산처 재정사업 성과평가단장인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초과 세수가 15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우 교수는 “내가 갖고 있는 세수추계모형으로 산출한 것”이라며 “1월 세수 실적이 공표된 것에 법인세 추정치, 소득세, 거래세 등을 종합해 15조원 수준으로 봤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은 잉여금까지 더하면 추경 규모가 2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추경 편성도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다. 기획처는 주말에도 실무 작업을 이어가며 “최대한 빨리”를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요 기업의 법인세 신고·납부 시한인 이달 말 이전에 추경안을 제출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임 직무대행은 추경안 제출 시점에 대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지금은 휴일을 반납하고 사업을 발굴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낸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고 했다.다만 청와대는 선을 그었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추경 규모가 10조원, 20조원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그건 앞서 나간 것”이라며 “각 부처 사업을 취합해봐야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예산 당국 관계자도 “규모는 우리도 정말 모른다”고 했다.정부에 따르면, 2006년 국가재정법 제정 이후 총 18차례 추경의 총지출 순증 평균 규모는 13조7000억원 수준이었다.◇전문가들 “핀셋 추경·재정 비축” 신중론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경 편성에 나선 것 자체가 시장과 국민에게 ‘정부가 움직인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재정 운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하지만 규모와 방향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지금 당장 서둘러 추진할 시점은 아니다”며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재정 확대 시기를 신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추경을 꼭 해야한다면 재정 여건을 고려해 규모를 최소화하고, 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지원 등 꼭 필요한 분야에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재원 조달 방식 자체를 추경의 명분으로 삼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의 추경이 중동 사태 대응이라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세수 소진성 지출’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현재 성장률이 낮아 세수가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되면 결국 꼭 필요할 때 국채 발행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며 “전쟁이 조기에 마무리되고 유가 상승 폭이 크지 않다면 지금 당장 서둘러 추경을 편성할 필요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이어 그는 “꼭 추경을 해야 한다면 단순히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보다는 내수를 실제로 진작시킬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건설 등 경기 파급 효과가 큰 분야에 투자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4일 이란이 공격을 받은 이라크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건물 옥상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X
14일 이란이 공격을 받은 이라크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건물 옥상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X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상황 점검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제공) /뉴스1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상황 점검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제공) /뉴스1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