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수출 지표 개선세 유지
8개월 만에 '경기 하방 위험' 취지 표현
고용·물가 안정 흐름 속 불확실성 병존…추경·비상대응 체계 가동
조성중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이 2026년 3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올해 2월 최근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경기 회복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기존 판단을 이어가면서도, 중동 정세에 따른 하방위험 증대 우려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물가와 민생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 경제 인식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20일 재정경제부의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등 내수 개선과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 등에 따라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경기 회복 판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다만 대외 변수에 따른 충격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기 하방 요인에 대한 경계가 다시 부각됐다.
재경부는 해당 보고서에서 "취약부문 중심 고용애로, 건설투자 회복속도, 미국 관세부과 영향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중동상황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물가 상승, 민생 부담 증가 및 경기 하방위험 증대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경기 하방 위험'이라는 취지의 표현이 사용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의 일이다.
최근 발표된 지표만 보면 경기의 기초 체력은 비교적 견조한 모습이다.
소비 부문에서는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2.3% 증가하며 내구재와 비내구재 전반에서 개선 흐름을 보였다.
2월에는 카드 국내승인액 증가와 소비심리 상승 등이 긍정적 요인, 할인점 카드승인액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월 기준 112.1로 전월보다 상승하며 기대 심리가 개선됐다. 다만 할인점 소비 감소 등 일부 취약 신호도 나타나면서 체감 경기와의 괴리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수출 역시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8.7% 증가했다. 반도체와 컴퓨터, 선박 등 주력 품목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일평균 수출 증가율도 큰 폭으로 확대되며 외형적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용과 물가 지표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23만명 이상 증가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를 기록했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한 점이 물가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지표들이 중동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제유가는 이미 지정학적 긴장에 따라 상승 압력을 받고 있으며, 실제로도 최근 상승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경우 국제 금융시장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 교역·성장 둔화가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중동상황, 주요국 관세 부과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 등으로 인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신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을 통해 필요 시 적극적인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재경부는 "중동상황 영향 최소화를 위해 민생안정·경제회복을 위한 추경을 신속히 편성하고,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중심으로 각 부문을 24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이상징후 발생시 신속 대응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경기 회복 흐름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는 기존 평가를 고수하면서도, 대외 리스크 확대에 따른 하방 압력을 동시에 강조하는 이중적 진단을 내놨다.
향후 경제정책이 경기 부양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보다 정교한 균형을 요구받게 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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