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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재수 ‘해양 수도’ vs 박형준 ‘글로벌 도시’…초박빙 판세 속 서로...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미국 아이비리그) 브라운대 정치학 석사까지 마친 후 셰프가 된 조카 이야기것도 꺼내며 “레스토랑 창업도 스타트업 차원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의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전재수 ‘해양 수도’ vs 박형준 ‘글로벌 도시’…초박빙 판세 속 서로...

6·3 지방선거 격전지 분석③ 부산

여야 미래권력들의 전장, 부산을 가다

생각보다 한동훈에 우호적인 구포시장 민심, 하정우는 전재수 지지표 흡수에 총력

박형준은 ‘박민식-한동훈’ 단일화 촉구하며 보수 결집, 전재수는 ‘이재명 효과’ 부각

5월 12일 전재수(왼쪽)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와 박형준(오른쪽)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첫 TV 토론부터 난타전을 벌였다. [연합뉴스]

구포시장은 구포역보다 덕천역에서 더 가깝다. 5월 9일 점심 무렵 찾아간 구포시장 건어물가게 행상 할머니는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열기 덕분에) 장사가 잘돼서 좋다”고 말했다. 나중에 취재하다가 알게 됐는데, 이 말에는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지지자들이 시장을 찾아와서 많이 팔아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특히 이날 오후 2시 구포시장 맞은편 쌈지공원에서 한 후보의 출정식이 예정돼 있었다. 그래선지 한동훈 지지자들로 인근 커피숍은 앉을 자리가 없었다. 부산 타 지역에 거주하는 한동훈 지지자 할머니는 “나는 ‘위드후니(한동훈 팬카페)’도 아니고, 여기 온 사람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시장을 찾아온 것”이라며 “동원된 전세버스로 이 정도 인파를 모을 순 없다”고 강조했다. 옆에 있던 아주머니는 “한동훈은 나처럼 무식한 사람도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해주고, 또 실천한다”고 거들었다. 구포시장 입구 밖에서 만난 70대 할아버지는 “나는 동래 사람인데 북갑 선거가 이 정도로 화제가 될 일인지 모르겠다”stone “전반적으로 여자들이 더 한동훈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후보 지지자를 논외로 쳐도, 구포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한 후보에 대한 호감도는 여론조사로 공표된 수치보다 진하게 체감됐다. 구포시장 곡식가게 여주인은 “(세 후보 중) 한동훈이 가장 많이 시장에 왔다”며 지지를 표시했다. 떡집 사장 할머니도 “전재수는 최고지만, 하정우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북갑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를 향한 지역 민심은 가히 절대적이었다. 이 지역(강서갑·북갑 분구 전 시절까지 포함)에서 전 부산시장 후보는 두 번 떨어진 뒤 세 번 연속 당선됐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선 민주당 출신으로 유일하게 부산에서 생존했을 정도로 지역구 관리가 철저했다.

실제 구포시장에서 닭집을 하는 자영업자는 전 후보를 “재수 행님”이라고 불렀다. 그는 “내가 느끼기론 3(하정우):3(박민식):3(한동훈)”이라며 하정우 우세로 나오는 여론조사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하정우가 조금 늦게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상인들 사이에선 하 후보에 대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모른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이재명 정부의 AI 수석 출신인 하정우 민주당 후보는 전임 의원이었던 전재수의 고정 지지층 표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비쳤다. 하 후보가 전재수의 의원 시절 사무국장(보좌관) 출신을 선거캠프 본부장으로 기용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덕천역에서 부산 지하철 2호선으로 한 정거장만 가면 구명역이다. 출구를 나오자마자 하정우 선거 사무소가 시야에 들어왔다. 건물 한 면 전체가 ‘준비된 미래’라는 문구와 함께 하 후보 얼굴 사진으로 덮여 있었다. 하정우 선거 사무소는 공식 개소식 하루를 앞뒀지만, 단장을 마친 상태였다. 캠프 관계자는 “박민식-한동훈이 단일화된다고 보고 뛰고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자세다.

부산 북갑의 民心을 찾아서

이날 오후 하 후보는 부산 서면의 전재수 캠프 개소식에 참석했다. 그러고 나서 선거 운동을 돌았다. 다음날인 10일 하 후보의 캠프 개소식에는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가 참석했다. 설화를 일으켰던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오지 않았다. 하 후보가 ‘전재수 고정표’ 흡수에 사력을 다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네거티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2등 후보와 3등 후보 싸움에 굳이 응전하지 않고, 결승선에 안정적으로 선착하겠다는 셈법이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역 여론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지역구를 버렸던 배신자”라는 서운함과 “직접 겪어보면 인품은 더할 나위 없다”는 동정론이 교차했다. 하지만 10일 한동훈 후보와 같은 시간에 맞붙은 개소식 직후 박 후보의 지지율은 다소 주춤하며 2등에서 3등으로 밀리는 추세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선 “장동혁은 한동훈의 다크나이트”라는 조롱성 글이 올라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한동훈에게 제명이 아니라 당원권 정지를 내렸다면 출마조차 할 수 없었다. 출마 하더라도 당의 요구로 사지인 인천 계양을에나 나가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제명을 해버리는 바람에 (자유의 몸이 된 한동훈이) 부산 북갑을 선택할 수 있었다. 게다가 장 대표는 같은 날 열린 박완수 경남지사 캠프 개소식에 가지 않고, (훨씬 사이즈가 작은) 박민식 캠프 개소식을 가며 후보 지지율마저 토막 냈다”는 요지였다.

실제 직후 한 후보는 “박민식 찍으면 장동혁 찍는 것”이라는 프레임을 가동했다. 또 개소식에 자신에게 구포시장 길거리에서 찰밥을 지어준 토마토 할머니를 초청해 차별화를 꾀했다. 그동안 언론 노출을 삼갔던 부인 진은정 변호사까지 가세시켜 이목을 더 끌었다.

하정우(왼쪽) 민주당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와 한동훈(오른쪽) 무소속 후보가 구포시장에서 조우했다. [연합뉴스]

박형준의 글로벌 도시 vs 전재수의 해양 수도

5월 10일,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만난 곳은 해운대의 어느 레스토랑이었다. 이곳에서 박 후보는 ‘청년 셰프와 함께 여는 미식도시 부산의 미래’라는 주제로 좌담을 나눴다. 박 시장은 “부산을 글로벌 도시로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도시가 되려면 문화와 관광, 미식 콘텐트가 있어야 한다”며 “10년 전만 해도 요식업의 ‘죽음의 계곡’이라고 불렸던 부산을 ‘미쉐린 가이드 등재 도시’로 만들었다”고 성과를 말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미국 아이비리그) 브라운대 정치학 석사까지 마친 후 셰프가 된 조카 이야기것도 꺼내며 “레스토랑 창업도 스타트업 차원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의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은 물류·금융·관광 세 축으로 기능한다. 이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64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찍었다.

다음 날인 5월 11일,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를 부산대에서 만났다. 부산 지역 대학신문사들과의 공동 회견 자리였다. 전 후보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이 이재명 정부 취임 5개월 만에 됐고, 해사법원과 동남투자공사도 부산에 올 것”이라며 “청년 일자리의 구조를 바꿀 것”이라고 역설했다.

전 후보는 “그동안 부산의 매출 1위 회사가 금융사인 부산은행이었다”며 지역 산업의 취약성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해운회사 HMM의 부산 이전”이 확정적인 상황을 예로 들며 ‘해양 수도’로서 부산에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설파했다.

전 후보와 만난 뒤 서면의 전재수 선거 캠프로 이동했다. 박재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상대적으로 민주당 강세인 서쪽 낙동강 벨트가 아닌 중부 지역(부산 남구)에서 재선을 해낸 인물이다. 그는 캠프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손을 잡으며 “부산 좀 살자~”라고 사투리로 호소했다. 박 본부장은 “지방분권을 위해 애써준 이재명 대통령에게 고맙다”며 “부산은 (인구가 계속 감소세여서) 따로 주택 공급을 하지 않아도 80만 명이 바로 와서 살 수 있다”며 산업과 인구의 동시 유입이라는 ‘실리 투표’를 설득했다.

이에 비해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캠프의 김태호 여해포럼총괄본부장은 최근 여론조사 추세를 유의미하게 봤다. “부산에서 80대 이상 고령층 사이에선 여론조사에 거의 응답하지 않는다”며 박 후보의 숨은 지지층에 주목했다. 실제 부산 선거에선 ‘보수가 여론조사보다 5~10% 정도는 더 나오는’ 게 과거의 패턴이었다. 실제 뉴스1·한국갤럽이 지난 10~11일 18세 이상 80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무선 전화 인터뷰 여론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5%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전재수 43%, 박형준 41%로 붙었다. 또 하나 박 후보 캠프는 드러내놓고 말하진 않지만, 한동훈과의 ‘느슨한’ 연대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결국 박형준 and 한동훈이 당선될 것”이라는 예측도 들렸다. 특히 북갑의 경우, “단일화가 돼도 박민식 지지자 중 상당수는 반한동훈 정서가 너무 강하다. 따라서 한동훈에게 3자 구도가 딱히 치명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5월 10일 박민식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의 개소식에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사진 송봉근 객원기자]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서면 인터뷰

Q : 해수부 장관 출신으로 제시한 ‘해양수도 부산’ 비전이 어떻게 부산 시민을 윤택하게 만들어줄까?

A :

“내가 이재명 정부의 ‘해양수도 부산’ 공약 4종 세트를 직접 설계했다. 이미 변화를 감지한 SK해운 H라인 해운의 본사 이전이 확정됐고, HMM도 노사합의를 마쳤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5년간 HMM 부산 이전으로 생산유발효과 7조7000억원, 고용유발효과 1만6000명으로 예측된다.”

Q : 부산에서 매일 인구가 36명씩 빠져나간다고 지적했다. 부산의 고물가(부동산) 저소득(일자리) 구조를 어디서부터 해결할 것인가?

A :

“부산을 떠나는 이유는 수도권 일극체제 때문이다. 부산 경제 부활의 시작점은 일자리다. 부산의 대졸 취업률은 전국 17개 시·도 중 7년 연속 꼴찌였고, 1인당 GDRP(지역내총생산)는 전국 16위, 자영업자 폐업률은 2위였다. ‘해양수도 부산’이 기회이자 희망이 되도록 일하겠다.”

Q : 부산의 東西 불균형 발전에 대해, 전 후보가 특히 서부산을 발전시킬 플랜은 무엇인가?

A :

“동부산의 성장은 부산의 자랑거리다. 다만 부산 전체가 함께 성장하기 위해 서부산에 AI 산업운영센터를 신설하겠다. 동부산에는 미디어 AI 특구를 유치해 지역 대학, 문화산업과 연계할 것이다.”

Q : 경쟁자인 박형준 후보는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을 추진했다. 이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답보 상태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전 후보의 입장이 궁금하다.

A :

“윤석열 정부 때와 달리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아주 구체적인 지방 주도 성장 전략이 세워졌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자금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산업은행 대신) ‘해양수도 부산’을 완성하기 위한 금융기구로 동남권투자공사가 50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갖춰 부·울·경의 해양 물류와 산업 인프라에 금융 연료가 돼줄 예정이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서면 인터뷰

Q : 여대야소 환경에서 3선 부산시장이 된다면 어떤 ‘돌파의 기술’을 보여줄 것인가?

A :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특검 등 도를 넘는 민주주의 파괴, 그리고 산업은행 이전·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을 발목 잡은 세력에 대한 330만 부산 시민의 견제가 필요하다. 글로벌허브 도시 특별법은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다. 산업은행도 HMM 등 물류 기업이 늘어난다면 내려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3선은 ‘세계도시 완성’의 시간이 될 것이다.”

Q : 부산 청년이 돈을 벌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은 무엇인가?

A :

“받는 순간 끝인 기본소득과 달리 복합소득(노동소득+금융소득+지원소득을 결합한 청년 1억원 프로젝트)으로 자산 격차를 해소하겠다. 또 부산의 금융과 자본시장을 키우는 도시 전략으로 청년 소득에 더 넓은 길을 붙이겠다.”

Q : 경쟁자인 전재수 후보는 박 시장이 추구하는 대형 사업들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선언했다.

A :

“전 후보와 민주당은 정책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다. 모든 걸 뒤집고 있다. 행정을 정치적 사안으로만 바라보는 매우 우려되는 성향이다. 그런 관점으론 부산 발전을 이끌 수 없다.”

Q : 부산 북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향후 선거전에서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고 관계 설정을 할 생각인가?

A :

“승리를 원한다면 뭉쳐야 한다. 200여 명의 국민의힘 부산 지역 후보들에 대한 책임을 진 부산시장 후보로서 통합과 승리를 위해 행동할 것이다. 보수 유권자의 65%가 (박민식-한동훈) 단일화를 원한다. 3파전으로도 이길 수 있다는 안일한 인식은 위험하다. 보수 대통합, 시민 대통합만이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는 길이다. 부산이 통합의 진원지가 돼야 한다. 자기희생의 각오만이 나와 우리를 살린다. 아울러 (북갑 선거에 함몰되지 않고) 부산 시민의 올바른 선택을 위한 지방선거의 시간이 존중받아야 한다.”

김영준 월간중앙 취재팀장 kim.youngj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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