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글로벌 자본시장은 'AI(인공지능) 대투자 시대'라는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골드러시 시절 청바지와 곡괭이를 팔던 기업들이 막대한 부를 축적했듯, 지금 시장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빅테크와 반도체 공급망, 데이터센터 전력·냉각망 기업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격변 속에서 투자자들은 본질적인 질문과 마주한다.
"시장을 통째로 사는 패시브(Passive) 전략이 여전히 유효한가, 아니면 진짜 승자를 골라내는 액티브(Active) 전략이 필요한 시대인가?"
지난 10년간은 양적완화가 만들어낸 유동성 장세 속에서 저비용·분산투자를 앞세운 패시브 전략이 높은 효율성을 입증해왔다. 하지만 AI 혁명이 본격화된 지금, 기업 간의 실적 차별화가 극대화되면서 '액티브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패시브 투자는 시장 평균 수익을 안전하게 추구하는 훌륭한 전략이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명확한 구조적 맹점이 존재한다. 현재 S&P500이나 나스닥 같은 주요 글로벌 지수는 소수의 초대형 테크 기업들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즉, 지수 추종 ETF를 산다는 것은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빅테크 기업에 내 자산을 기계적으로 몰아주는 '쏠림의 함정'에 빠지는 것과 다름없다.
또 다른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자본시장의 본질인 '가치 발견' 기능을 약화시키며 투자 비효율을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패시브 자금은 지수 내 비중에 따라 기계적으로 집행된다.
이 때문에 AI 시대에 뒤처진 쇠퇴 산업이라 할지라도 지수에서 완전히 편출되기 전까지는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 반면, 새롭게 부상하는 혁신 기업들은 지수에 편입돼 시장의 본격적인 조명을 받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AI의 발전단계가 '학습'에서 '추론' 단계로 넘어가면서 AI 공급망의 핵심 주도권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모든 기업이 다 같이 오르는 장세는 끝났다. 기술력과 가격 결정력을 쥔 기업만이 살아남는 '초격차 시장'에서는 기업 간 실적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진다.
여기서 액티브 전략의 진가가 발휘된다.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밸류에이션을 철저히 검증해 '무늬만 AI'인 기업을 걸러내는 것은 오직 액티브 투자의 영역이다. 시장 평균에 만족하지 않고 초과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열린 것이다.
물론 액티브 전략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같은 AI 테마 상품이라도 운용 철학과 리밸런싱 방식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해당 ETF나 펀드가 시장 변화에 맞춰 얼마나 유연하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이다. 상품의 투자 전략과 실제 편입 종목이 일관성을 유지하는지, 특정 종목 쏠림이 과도하지 않은지, 시장 변화에 따라 종목 리밸런싱이 적절히 이뤄지고 있는지 등은 중요한 체크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야 말로 거대한 AI 대투자 시대에 자산을 지키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AI가 시장의 질서를 바꾸고 있다면, 투자도 그에 따라 액티브해져야 할 시점이다.
이한주 신한프리미어 신한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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