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특별법 개정 ‘명칭 갈등’ 재현 조짐
무안청사→전남청사 발의에
‘대표성’ 부여 안 된다 반론
시의회 ‘전남광주특별시’ 변경 요구
동·서부권 청사 위상 논란 번져
2026년 09월 06일(일) 21:20
전남광주시청 전경.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의 대대적인 보완을 앞두고 출범 전 어렵게 봉합했던 ‘명칭 갈등’이 다시 재현될 조짐이다.
국회에서 현행 특별법에서 규정한 ‘무안청사’를 ‘전남청사’로 바꾸는 개정안이 발의된 데 이어 전남광주시의회에서도 법정 약칭인 ‘광주특별시’를 ‘전남광주특별시’로 변경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여기에 무안청사에 ‘전남 전체의 대표성’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까지 나오면서 광주·전남을 넘어 전남 동·서부권 간 청사 위상 논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6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은 현행 특별법 제7조에 규정된 ‘무안청사’를 ‘전남청사’로 변경하는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2일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통합특별시 청사를 종전의 전남동부청사와 무안청사, 광주청사를 균형 있게 활용·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무안청사 명칭을 전남청사로 고쳐 ‘전남청사·전남동부청사·광주청사’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서 의원은 무안청사가 소재지를 딴 지리적 표현에 머물러 종전 전남도 본청으로서 전남 전역의 광역행정을 수행해 온 역사성과 상징성을 충분히 담지 못한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통합 이후에는 무안 지역만을 담당하는 지역청사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고, ‘전남동부청사’는 권역, ‘무안청사’는 소재지, ‘광주청사’는 지역명을 기준으로 해 명명 원칙도 일관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의회에서는 특정 청사에 다시 ‘전남 전체를 대표하는 청사’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통합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반론이 제기됐다.
민주당 김진남(순천5) 전남광주시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옛 전남도청이 가진 역사성과 상징성, 무안청사의 역할과 중요성을 존중하지만 개정 취지는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며 “통합특별시의 한 청사에 다시 ‘전남 전체를 대표하는 청사’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과연 통합의 취지에 맞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순천에 있는 청사가 통합 이후 행정체계에 맞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 동부청사’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무안청사만 전남청사로 변경하면 청사 간 위계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안에는 전남 전체의 대표성을, 동부청사에는 특정 권역의 기능만을 부여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통합은 어느 한 곳을 다시 본청으로 세우고 다른 곳을 주변 청사로 두기 위해 한 것이 아니다”며 “광주·무안·동부 3개 청사는 각자의 기능과 역할을 가진 주청사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칭을 정비하려면 어느 한 청사만 떼어 볼 것이 아니라 3개 청사 전체의 명칭과 기능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사 명칭 논쟁은 이미 불붙은 통합시 약칭 문제와도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전남광주시의회에서는 옛 전남도의원 출신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법정 약칭인 ‘광주특별시’를 ‘전남광주특별시’로 변경하는 방안이 특별법 보완 과제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칭에서 전남이 빠지면서 ‘광주로의 흡수통합’이라는 오해와 전남 지역의 소외감을 키우고 있다는 이유다.
전남광주시는 지난달 31일까지 시민과 전문가, 시·군·구로부터 특별법 개정 의견을 받았으며 시의회는 오는 10일까지 상임위원회별 보완 과제를 취합한다.
시와 의회, 전남·광주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개정 태스크포스(TF)는 이달 중 개정안 초안을 마련하고, 10∼11월 시의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거쳐 연말 국회 발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명칭 문제는 통합 추진 초기부터 가장 민감한 쟁점이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어느 지역 이름을 앞에 둘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다 지난 1월 27일 정식 명칭은 ‘전남광주특별시’, 약칭은 ‘광주특별시’로 정하는 절충안을 마련했다. 이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정식 명칭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바뀌었지만 약칭은 그대로 유지됐다.
출범 이후에는 논쟁이 공직사회로 옮겨붙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4일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광주특별시라고 부르겠다”고 밝힌 뒤 옛 전남도 공무원노조 익명게시판에서는 약칭에 전남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반면 광주청사 안팎에서는 법률과 정치권의 합의에 따라 ‘광주특별시’를 사용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섰다.
청사 이름과 지방정부 약칭은 법적 성격이 다르지만 지역 정체성과 행정 주도권이라는 공통된 이해관계와 맞닿아 있다.
특히 무안청사 명칭 변경이 청사 간 위상과 전남 동·서부권의 대표성 문제로 번지면서 특별법 개정 과정에서는 3개 청사의 명칭과 기능을 함께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공론화와 일관된 명명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면 자치·재정권 확대를 위한 특별법 보완 작업이 다시 ‘광주냐 전남이냐’, ‘동부냐 서부냐’는 소모적인 갈등에 휩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병호·도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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