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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남·광주 운명 바꿀 역사적 대전환의 시대

김영록 후보는 전남도지사 경험을 바탕으로 '행정 안정'과 '경제 부흥'을 강조하며 전남 동부권을 반도체·수소산업 중심의 첨단 신도시로 육성하고 공공기관 유치로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민형배 후보는...

전남·광주 운명 바꿀 역사적 대전환의 시대

잠잠하던 6월 지방선거 분위기가 요동을 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시장 후보간 합종연횡으로 예측불허가 되고 있어서다. 신정훈 후보가 30일 여론조사를 통해 강기정 후보와 전격 단일화를 선언했다.

어설픈 경선보다 깔끔·담백하게 단일화 하는 걸 좋아하는 지역민들의 심리를 꿰뚫어 본 듯하다.

이제 김영록, 민형배, 신정훈, 주철현 후보가 4파전으로 경쟁을 펼친다. 본경선은 내달 3~5일 권리당원 50%·여론조사 50%로 진행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같은달 12~14일 1·2위 간 결선 맞대결로 최종 후보자(공천자)를 가리게 된다.

4명 후보의 공약은 각기 다른 결을 지닌다. 김영록 후보는 전남도지사 경험을 바탕으로 '행정 안정'과 '경제 부흥'을 강조하며 전남 동부권을 반도체·수소산업 중심의 첨단 신도시로 육성하고 공공기관 유치로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민형배 후보는 '권역별 특성화'와 '자치구 재정권 강화'를 내세워 수도권에 대항할 메가시티 비전을 제시하며 기존 광역철도망 계획 보완 등 실질적인 통합 특례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신정훈 후보는 강기정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며 세를 불렸으며 '민주화 가치 계승'과 전남 에너지 산업 및 광주의 인프라를 결합한 상생 모델을 통해 통합특별시 기틀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주철현 후보는 '동부권 대변인'을 자처하며 여수·순천·광양 중심 첨단 모빌리티 및 해양 관광 산업 육성을, 민형배 후보와 정책 연대 등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통합선거를 앞둔 지역민들의 감회는 남다르다. 지난 1986년 광주직할시 승격 이후 40년 만에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역사적 전환점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향후 20년, 30년 뒤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지도를 다시 그리는 선택의 시간이다. 전남광주통합시장은 대한민국 남부권의 새로운 축을 세우게 되며 인구 320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150조 원을 움직이는 초거대 지자체를 이끌게 된다.

후보들의 열기와는 달리 현장에서 만나는 지역민들의 반응은 오히려 차분하다. 어느 한쪽으로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는 이 온도는 무엇을 의미할까. 동네 공원에서 만난 한 어르신의 말씀이 지금의 분위기를 말해준다. "통합이 서두를 일은 아니제. 근디,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해보겄어? 통합시장 하겠다고 나온 후보들 중 누가 잘 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는 거지."

서로 모순처럼 들리는 이 말 속에는 깊은 고민이 녹아 있다. 통합은 단순히 행정 구역 선을 다시 긋는 행위가 아니다. 내가 평생 살아온 삶의 터전이 바뀌고 아이들의 학교와 일자리 지형이 개편되는 일이다. 삶의 반경이 통째로 흔들리는 일인데 어찌 조심스럽지 않겠는가. "중심지는 어디가 되는지", "내 삶에 구체적으로 어떤 득실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아직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민들은 찬성과 반대라는 저울 위에 기대와 걱정을 함께 올려두고 묵묵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통합의 기회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번번이 기회를 놓쳤고 남은 것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뒤늦은 후회뿐이었다. 이번만큼은 달라야 한다. 통합은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광역교통, 산업 연결, 자치 재정이라는 구체적인 사업으로 증명돼야 한다.

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들불처럼 번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 너무나도 시리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는 숫자가 아니라 일상이 됐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이제 체감이 된 아픔이다. "각자도생으로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는 자각. 혼자서는 거대한 파도를 넘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통합 논의의 본질이다. 그래서 지역민들에게 통합특별시장의 의미는 화려한 미래를 약속하는 '이상적인 선택'이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고민'으로 받아들여진다.

지역민들도 모르는 바 아니다. 누군가는 불편을 감내해야 하고 예상치 못한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후보들에게 더 솔직한 설명을 원한다. 속도보다 방향, 빠른 결정보다 설득 과정이 중요하다.

이제 전남과 광주가 '한 지붕 두 가족' 시대를 끝내고 생존을 위한 단일 대오를 갖춰가고 있다. 결국 초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에게 필요한 덕목은 단순한 행정 통합을 넘어선 '화합의 정치력'이다. 김영록의 안정, 민형배의 혁신, 신정훈의 연대, 주철현의 지역 균형 공약이 한데 어우러질 때 비로소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설 진정한 남부권 메가시티가 탄생할 수 있다. 2026년 6월 3일 우리가 던질 한 표는 단순히 한 명의 시장을 뽑는 일이 아니다. 소멸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전남광주 공동체의 운명을 결정짓는 역사의 이정표가 된다.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출마 후보들은 지역민들의 궁금증에 답해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지역민들은 환호 대신 산재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지, 누가 먼저 감당할 것인지, 불편은 누구의 몫인지. 그리고 기억할 것이다. 누가 이 질문 앞에 제대로 된 답변을 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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