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제55대 총학생회 ‘그린’ SNS 갈무리
지난 6·3지방선거 당시 전국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전남광주 대학가에서도 비판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닌 참정권 침해 문제로 규정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 있는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7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대와 조선대, 호남대, 광주대, 국립목포대, 국립목포해양대, 국립순천대 등이 총학생회나 중앙운영위원회 차원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성명이나 시국선언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광주교육대는 전국의 타 대학들과 공동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이날 기준 시국선언에 참여한 대학은 전국 15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대학들은 성명 곳곳에서 5·18 민주화운동 정신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언급하며 이번 사태로 인한 국민의 참정권 침해 문제를 지적했다. 선거 자체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전남대 광주캠퍼스 중앙운영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우리 대학 선배들과 수많은 시민이 지켜낸 오월의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투표용지 부족으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가 중단된 것은 국민의 참정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대 총학생회도 같은 날 ‘민주주의의 성지에서 묻는다. 국민의 한 표는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학생회는 "투표는 국민주권이 현실로 구현되는 가장 기본적인 절차"라며 "선거 관리 실패로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고 선거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고 꼬집었다.
광주교대와 GIST 등은 타 대학과의 공동 시국선언을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선관위를 향해 발생 경위와 대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학생들은 이번 사태가 이른바 ‘부정선거 의혹’ 제기나 정쟁으로 확산하는 데에는 거리를 뒀다. 사태의 본질인 참정권 침해 여부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성명을 낸 대학 총학생회들은 "이번 사안을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나 정치적 공방의 문제로 바라보지 않는다"며 "선거의 가장 핵심적인 제도적 기반인 선거권 보장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지난 5일 6·3 지방선거 당시 당시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추가 송부한 투표소는 전국 1만4천288개 투표소 중 67곳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 35개 투표소, 부산 8개, 대구 7개, 인천 6개, 울산 3개, 경남 8개였고, 서울 송파구가 15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중 22곳에선 투표가 일시 중지됐다고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특히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 종료 시각인 오후 6시 이후에도 투표가 이어진 가운데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선거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등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에서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재선거 등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지역은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마감 시간이 연장됐던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 등이 보관된 곳이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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