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크 랑세뉴 佛방산기업 탈레스 부사장 인터뷰
파리올림픽 드론 요격 178건
공항·군사시설·국제행사까지
값싸고 손쉬운 드론 침투 위협
서울 같은 고층건물 밀집지역
저고도 소형 드론 탐지어려워
정밀한 방어체계 설계해야
민간 공항 드론 대응에 나서는 탈레스의 안티드론. 탈레스
2024년 파리올림픽 초반 2주 동안 하루 평균 6대의 드론이 요격됐다. 프랑스 당국은 하계 스포츠 행사 기간에 총 178건의 공중 요격을 실시하고, 드론 원격 조종사 149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드론 50여 대도 압수됐다. 올림픽 같은 초대형 국제 행사조차 저가 드론의 침투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경기장과 관중 밀집 지역, 공항과 군사시설, 국가 핵심 인프라스트럭처에까지 값싸고 손쉬운 드론이 침투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동시에 이런 위협에 상시 대응하는 안티드론 체계도 군사 영역을 넘어 도시 안전과 공공 질서를 지키는 새로운 방어 인프라로 떠올랐다. 보안 당국 입장에서는 드론의 비행 목적이 단순 촬영인지, 더 심각한 위협인지 현장에서 즉시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무단 비행 자체를 곧 잠재적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올림픽 기간 안티드론 시스템을 공급한 프랑스 방산 기업 탈레스의 에리크 랑세뉴 드론전쟁 담당 부사장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시나리오를 다룰 수 있는 단일 무기는 없다"고 밝혔다. 드론 위협 앞에서 다층 방어 체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설명이다.
에리크 랑세뉴 佛방산기업 탈레스 부사장
랑세뉴 부사장은 파리올림픽 당시 불법 드론 위협에 대해 "대부분 영상을 촬영하려는 취미 활동가들이 조종한 것이었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2차 피해나 공공 질서 혼란의 위험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행사를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는 레이더, 재머(Jammer·전파교란장비), 방향탐지기를 통합한 탈레스의 '파라드(PARADE)' 안티드론 시스템을 배치했고 재머 소총도 대응 수단의 일부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드론 위협은 한국에도 먼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은 이미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을 경험했고, 서울처럼 고층 건물이 밀집한 대도시 환경과 인천국제공항 같은 초대형 허브 공항, 군사시설과 국가기반시설을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저고도로 비행하는 소형 드론은 탐지가 쉽지 않고, 도심은 시야와 전파 환경이 복잡해 오탐과 누락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한국처럼 군사적 긴장과 민간 밀집 공간이 맞물린 환경에서는 단순한 경계 실패가 곧 안보 불안과 사회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 체계의 정밀성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랑세뉴 부사장은 '서울 같은 밀집 도심에서 북한의 저관측 소형 무인기를 100% 탐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100% 탐지를 장담하기보다 다중 센서를 활용한 통합 탐지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파라드는 이미 건물이 많고 복잡한 환경인 파리에서 성공적으로 사용됐고, 숲과 자연 장애물이 많은 프랑스 군 기지도 보호하고 있다"며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여러 센서를 활용해 가능한 한 정확한 작전 상황도(SAP·단일 공중 드론 상황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상용 드론의 무장화에 대해 "탈레스의 안티드론 시스템은 상용이든 맞춤형이든, 초소형과 소형 드론 모두에 대응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했다. 그는 "재머나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통해 특정 방향의 단일 드론을 무력화할 수 있고, 군집·다축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전방위 방어도 가능하다"며 "다른 드론을 그물로 포획할 수 있는 독특한 드론도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값싼 상용 드론이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방어 측도 위협 수준에 맞는 수단을 촘촘하게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도심 한복판에서 폭발물 탑재 드론을 물리적으로 요격할 경우 파편 낙하를 비롯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소프트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전파 방해와 지향성 에너지 무기 같은 수단은 드론을 공중에서 폭발시키는 대신 강제 착륙시키거나 출발지로 되돌려 보낼 수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훨씬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떨어뜨리는 것보다 위협을 안전하게 통제하는 것이 도심 안티드론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항의 경우 문제가 더 복잡하다. 무단 드론을 막기 위해 재밍을 사용하면 공항 통신이나 민간 항공기 GPS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랑세뉴 부사장은 "광대역 재밍은 일부 드론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공항과 항공기 시스템을 방해할 수 있어 이런 민감한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드론전 확산과 함께 부각된 비용 비대칭 문제에 대해서는 "위협이 비용과 기술 측면에서 다양해지는 만큼 요격 방식도 그 다양성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요격 체계를 세분화하는 동시에 이를 통합 관리해 공격 양상에 맞는 대응을 즉각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운용자는 위협의 성격과 정교함에 따라 가장 적절하고 비용 효율적인 효과기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안티드론 체계의 경쟁력은 단순한 격추 능력이 아니라 위협 수준에 맞는 수단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골라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랑세뉴 부사장은 가까운 미래에는 인공지능 기반 자율형 군집드론이 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봤다. 조종사의 신호를 끊는 전통적 재밍이 잘 통하지 않는 만큼 기존 방어 개념을 빠르게 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여러 첨단 기술을 결합한 다층적 접근"이라며 "성패는 탐지·교란·무력화 기술을 적절히 조합해 정확한 시점에 투입하는 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탈레스는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랑세뉴 부사장은 "탈레스는 한국에서 40년간 국방, 우주, 사이버 보안 분야 파트너로 활동해왔다"며 "아직 드론 분야 협력은 없지만, 해상·지상·공중 방어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드론과 안티드론 솔루션이 새로운 협력 영역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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