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편 다작, 국내서도 두꺼운 팬층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영화화
암 투병에도 집필 투혼…향년 68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용의자 X의 헌신> 등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일본의 대표적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별세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아사히신문 등 현지 매체들이 27일 전했다. 향년 68세.
보도를 종합하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지난 23일 대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으며, 장례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1958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히가시노는 오사카부립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작가 활동을 병행했다.
1985년 여자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밀실 살인 미스터리 소설 <방과 후>로 일본탐정작가클럽(현 일본추리작가협회)이 신인 작가에게 수여하는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1999년에는 장편소설 <비밀>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다.
그는 이공계 전공다운 전문 소재와 정교한 트릭을 범인의 사연과 심리에 접목하면서도 빠른 전개와 직관적인 문체로 대중성을 확보하는 미스터리·추리소설에 강점을 보였다. 2005년 발표한 대표작인 <용의자 X의 헌신>은 수학에 재능을 가진 고교 교사가 꾸미는 완전범죄에 옛 친구인 물리학자가 맞서는 이야기로, 일본 최고 권위의 대중문학상인 나오키상과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2012년 국내 출간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처럼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소설로도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그는 “책을 좋아하지 않던 어릴 적의 나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쓴다”는 작가관을 생전 밝혀왔다.
그는 공저를 제외하고도 106권의 단행본을 발표한 다작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전부가 아이디어다. 거기서 내 인생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일본 내 발행 부수는 약 1억900만부이며 41개국에서 출판됐다. 한국에서도 손꼽히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교보문고가 2009년 1월~2019년 1월 집계한 소설 누적 판매량에서 그는 약 127만부를 판매해 소설 부문 국내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다수 영상화됐다.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은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영화화됐다.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를 주인공으로 1998년 첫 편이 발표된 ‘갈릴레오’ 시리즈, 형사 가가 교이치로가 이끄는 ‘가가 형사 시리즈’ 등도 TV 드라마 제작되며 화제를 모았다.
히가시노는 지난해 데뷔 30주년 기념작으로 호텔에서 벌어지는 추리극 ‘매스커레이드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 <매스커레이드 라이프>를 발표했다. 그가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난 23일 국내에는 <투명한 나선>이 출간됐다. 히가시노는 암 투병 중에도 집필을 멈추지 않았으며, 다음달 5일 ‘갈릴레오’ 시리즈의 최신 장편인 <영원한 기억>을 일본에서 간행할 예정이었다.
그는 2023년에는 일본 정부가 학술·예술·스포츠·기술개발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을 받았다. 고단샤 출판사 측은 향후 고별회 일정 등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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