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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터뷰] "버려진 종이컵이 비료가 된다"…서영호 NAWA 대표가 바라는 자...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가 다르죠"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두 나라의 관점도 다르다. 그는 이를 아이돌... 이런 이유로 일본은 스타트업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가능성도 크게 바라보는 편이다. "일본에서는 주로 큰...

[인터뷰] "버려진 종이컵이 비료가 된다"…서영호 NAWA 대표가 바라는 자...

"답이 없는 곳에 답 제시"…환경 파괴 늦추는 스마트 쓰레기통 '컵끼리'

'물로만 씻는 텀블러 그리고 컵끼리’…자율주행 자동차처럼 당연해지는 시대 온다

NAWA 서영호 대표/사진=김경은 기자

[파이낸셜리뷰=김경은 기자] 세상에는 쉽사리 답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골칫덩어리에 불과한 이 문제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희망을 꿈꾸는 새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No Answer, We Answer"

답이 없는 곳에 답을 제시하는 NAWA의 서영호 대표도 사회적 난제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 첫 번째 과제로 환경 문제를 택한 그는 일회용 컵 재활용 과정에서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세척부터 압축, 건조 기능을 장착한 쓰레기통 ‘껍끼리’를 개발했다.

나아가 서 대표는 환경 파괴를 늦추는 데 초점을 맞추며 실천 가능한 자원 순환을 강조한다. 그가 이 같은 목표를 갖게 된 것은 과거 우연히 목격한 한 장면에서 비롯됐다.

“대학 시절 쉬는 시간이었어요. 쓰레기통 안은 깨끗이 비어 있는데도 사람들이 다 쓴 종이컵을 쓰레기통 위에 올려놓고 가더라고요. 왜 그런지 살펴보니, 결국 죄책감을 덜기 위한 행위였어요. 안에 든 종이컵은 올바르게 분리배출 됐을 거란 생각에, 컵을 올려만 두고 기존에 버린 사람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으려는 거죠”

KT&G 상상 UNIV 성수1층에 설치된 컵끼리/사진=NAWA

하지만 청소 과정에서도 종이컵은 한꺼번에 모아 버려지기 마련이었다. 서 대표는 이 과정을 목격하며 종이컵 재활용 실천을 절감했고, 번거롭게 행동하지 않아도 일회용 컵 속 이물질이 자동으로 세척돼 재활용을 돕는 기계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일본 시장 공략 이유, 문화가 다르다

NAWA는 국내보다 일본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일본 고베시에 있는 ‘Norosi Kobo’ 카페에서 활용되는 컵끼리가 대표적이다.

특히 일본은 한국처럼 내부에서 머그컵을 써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서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을 주로 사용한다. Norosi 카페에 설치된 컵끼리를 통해 종이컵을 수거하면 다시 깨끗하게 분쇄하고 커피 찌꺼기와 섞어 비료를 만든다. 이 비료는 라임 농장을 운영하는 카페 사장님에게 전달돼 라임 재배에도 재활용된다.

일본 고베시 'Norosi Kobo' 카페에 설치된 컵끼리/사진=NAWA

“이 카페는 종이컵 비료로 뿌린 라임이 더 비쌈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다른 곳보다 높아요. 대부분의 사람이 재활용 과정을 거친 라임 청을 먹으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거든요”

한국에서도 컵끼리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서 대표는 그 이유가 한국과 일본의 다른 문화적 배경에 있다고 말한다.

“한국은 경제적 밸류를 기준으로 삼지만, 일본에서는 아이템이나 사회적 가치에 집중한다고 느꼈어요. 예를 들어 한국은 이 쓰레기통의 탄소 배출권 밸류를 궁금해한다면, 일본에서는 이 쓰레기통으로 바꾸고자 하는 세상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요.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가 다르죠”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두 나라의 관점도 다르다. 그는 이를 아이돌 문화에 빗대어 설명했다. 주로 실력을 겸비한 완벽한 아이돌이 인기를 얻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용하는 ‘지하아이돌’ 문화가 형성돼 있다.

실력이 부족해도 응원해 주며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에 의의를 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은 스타트업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가능성도 크게 바라보는 편이다.

“일본에서는 주로 큰 회사보다는 초기 단계의 기업을 원해요. 한국에서 이미 성공한 기업은 그들 관점에서 육성할 가치가 없을 수 있죠”

이를 기반으로, NAWA는 2024년 일본 메가뱅크 미즈호 은행과 어드바이저리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에는 일본 현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는 일본 에너지 기업 시나넨홀딩스의 보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현지에서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물로만 세척' 하는 텀블러 시대 올 것

최근에는 런칭 준비 중인 텀블러 브랜드 ‘오르비오’를 중심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NAWA는 미국의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 ‘브릿지리프’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오르비오는 세제 없이 물로만 세척이 가능하다. 시중에 팔고 있는 텀블러와 달리 내부 이물질이 달라붙지 않도록 초친수성 방막 코팅 기술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주로 국내 정수장에 적용되는 이 기술은 녹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원리를 갖고 있다.

NAWA 오르비오 텀블러/사진=오르비오 홈페이지

“미국 대학가에서는 학생들이 텀블러를 하나의 트렌드처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미국 분들은 손이 대체로 큰 편이라, 텀블러 깊숙한 곳까지 씻기 어려운 부분도 있죠. 브릿지리프 역시 물의 수압만으로 손쉽게 씻어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 같아요”

이 아이디어는 철저히 현장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탄생했다. 과거 컵끼리 쓰레기통에 텀블러 세척기 기능을 추가했던 서 대표는 당시 사람들이 외출 중에도 텀블러를 씻는 근본적인 이유에 의문을 가졌다.

“한번은 고객에게 밖에서 텀블러를 세척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이동할 때 남은 이물질이 가방에 샐까 봐 걱정된다는 답변을 들었어요. 어차피 집에 가서 텀블러를 한 번 더 씻을 거라면, 밖에서는 완벽한 세척보다 이물질을 가볍게 지워내는 기술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텀블러 내부에 코팅을 하기 시작했어요”

다만 아직 국내 시장은 텀블러 코팅 제품에 대한 인식이 적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지 않다. 하지만 서 대표는 이 또한 결국 시기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사진=NAWA

“언젠가 물로만 세척하는 텀블러, 그리고 컵끼리가 당연해지는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1990년대 고려대학교 한민홍 교수님의 KARV-1호 자율주행 자동차도 당시 시대를 앞선 발명이었다는 이야기가 오늘날에서야 나오고 있어요. 저 역시 일본 시장에 먼저 안착한 뒤, 한국 시장의 적절한 시기를 기다릴 것입니다”

환경 파괴를 '지연'시키는 행동

서 대표는 첫 번째 과제의 방향성이 환경 파괴를 막는 것이 아닌, 늦추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분리배출 전 단계에서는 깨끗하게 씻어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극히 당연하지만, 컵 안에 이물질이 남아 있으면 썩으면서 환경 파괴가 더 많이 되고, 소각을 하면 매연도 나오죠”

따라서 깨끗이 씻어 버리면 매립 시 환경 파괴는 10배 지연되고, 소각 시에는 2배 지연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서 대표는 언젠가 일회용컵이 사라질 날이 오길 바라지만, 코로나 같은 제3의 위기가 발생하면 위생을 위해서라도 일회용 컵은 사용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환경 파괴를 막기는 쉽지 않지만 지연시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진정한 소셜 임팩트

서 대표는 올해 포브스코리아 ‘30세 미만 30인’ 소셜 임팩트 부문에 선정됐다. 특히 NAWA는 선정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외부 투자 유치 이력이 없어 주목받기도 했다.

NAWA 서영호 대표/사진=NAWA

“저희는 당장 돈을 쫓아가기보다 사회 문제 해결을 기준점으로 삼고 있어요. 예를 들어, 애플은 특유의 디자인 철학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죠. 이들이 어려운 시기에도 CPU나 그래픽 카드의 퀄리티를 낮추면서까지 좋은 디자인을 고집한 것처럼, 저희도 답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형태에 집중하고 있어요”

이런 그가 정의하는 진정한 소셜 임팩트는 선한 영향력의 확장과도 맞닿아 있었다.

“컵끼리 같은 기계가 세상에 널리 알려져 누군가 이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키고 좋은 아이템을 선보인다면 그 역시 세상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제가 보지 못한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는 분들이 앞으로 더 늘어나 관련 시장이 많이 활성화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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