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줄고 건물 낡고 상권 침체…‘복합 쇠퇴’에 빠진 광주
96개 행정동 중 82곳 ‘쇠퇴 경고등’…건축물 절반 이상 20년 넘어
전남광주시, 도시재생 추진…비용 2035년까지 1조4300억원 추산
2026년 09월 09일(수) 20:35
전남광주시 광주청사 전경.<전남광주시 제공>
광주 도심 전반에서 인구유출과 상권위축, 낡은 건물만 늘어가는 ‘복합 쇠퇴’가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관련기사 3면>
광주 96개 행정동 가운데 82곳에서 인구·사업체·노후 건축물 등 3개 지표(도시재생활성화 지역지정 법적기준) 중 2개 이상이 동시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전남광주시의 ‘2035 도시재생전략계획안’에 따르면 광주지역 도시쇠퇴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청년층 유출, 사업체 감소, 건축물 노후가 한꺼번에 진행되는 양상을 보였다.
전체 행정동의 79%에서는 준공 후 20년이 지난 건축물이 전체 건축물의 절반을 넘었다. 일부 원도심에서는 이 비율이 80∼90%대까지 치솟아 주택 내부뿐 아니라 골목길과 주차장, 보행로, 생활편의시설을 함께 손봐야 하는 상황이다. 도시재생활성화 지역지정 법적기준으로 건축물 노후기준은 준공후 20년 이상이다.
북구 말바우시장 일원이 포함된 우산동은 과거 인구 정점기와 비교해 주민이 62.87% 줄었고 노후 건축물 비율은 94.35%에 달했다.
남구 월산공원 주변 월산4동은 인구 62.07%, 사업체 7.08% 감소했으며 건축물의 90.76%가 준공 20년을 경과했다. 송암산단은 사업체 감소율이 16.4%에 이르고 노후 건축물 비율은 100%로 분석됐다.
쇠퇴 양상도 지역에 따라 달랐다. 동·남구 원도심과 전통시장 주변에서는 저층 노후주택과 빈집 증가, 좁은 골목길, 주차·보행·안전시설 부족이 겹쳤다.
주민 고령화와 청년층 유출로 마을 활동이 약화하고, 생활 인구가 줄면서 소매점과 시장 이용객도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동구 대인시장과 충장로 등 전통 상권은 문화·관광 자원이 밀집해 있는데도 시설 노후와 공실, 체류 공간 부족으로 주변 자산을 상권 회복으로 연결하지 못한 것으로 진단됐다.
대학가 역시 학령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소비 형태 변화로 상권 활력이 떨어졌다.
외곽 산업지역은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조성 30년이 지난 산업단지는 기반시설 노후화와 산업구조 변화에 직면했고, 철도와 대규모 교통시설은 일부 생활권을 단절시켰다.
상무지구와 첨단산단, 광주송정역 등 성장거점 주변에서도 개발 효과가 인접 구도심과 골목상권까지 충분히 확산하지 못했다.
신도심과 대규모 개발지역으로 인구·상업 기능이 이동하는 동안 기존 시가지는 공동화되는 지역 내 불균형도 심화했다.
전남광주시는 이에 따라 도시재생을 낡은 건물이나 도로를 고치는 사업에 그치지 않고 일자리·상권·주거·돌봄·문화 기능을 함께 회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기존 59곳이던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을 도시경제기반형 5곳과 노후 주거지·전통시장·골목상권을 개선하는 근린재생형 62곳으로 재편했다.
이 가운데 18곳은 도시재생사업 대상에 선정됐으며, 18곳은 2030년까지 별도의 활성화계획 수립을 추진하는 1단계, 31곳은 2030년 이후 추진할 2단계로 분류했다.
1단계 지정이 곧 사업 착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자치구별 활성화계획과 주민 의견 수렴, 국비 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존 선정지역을 제외한 사업비는 1단계 5600억원, 2단계 8700억원 등 총 1조4300억원으로 추산됐다. 국비와 지방비를 각각 7150억원으로 잡았지만 사업유형별 평균액을 적용한 추정치로, 실제 투입 규모는 공모 결과와 자치구별 사업계획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계획은 전남광주시 전체가 아닌 종전 광주시 지역인 5개 자치구권에 적용된다. 지방도시재생위원회는 지난 8일 계획안을 원안 가결했으며, 시는 일부 내용을 보완해 이달 중 최종안을 공고할 예정이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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