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별거 이후 부부관계 유지할 교류 없어”… 국민연금공단 처분 취소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법적으로 혼인 관계를 5년 넘게 유지했더라도 장기간 별거해 실제 부부로 생활한 기간이 5년에 미치지 못한다면 전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나눠 받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호성호)는 A 씨가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연금액 변경처분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 씨는 1992년 B 씨와 결혼한 뒤 2000년 협의이혼했다. A 씨는 1989년부터 2015년까지 국민연금에 가입했고, 2018년부터 노령연금을 수령해왔다.
B 씨는 지난 2024년 국민연금공단에 A 씨의 노령연금을 나눠 달라며 분할연금을 청구했다. 공단은 두 사람의 혼인기간을 83개월로 산정하고 분할 비율을 50%로 정해 B 씨에게 분할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A 씨는 이에 반발해 국민연금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다. 심사위원회는 당초 인정된 혼인기간 가운데 약 3개월은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유지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이를 분할연금 산정 기간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인정된 혼인기간은 약 80개월로 줄었지만 A 씨는 이 역시 실제 혼인생활과 다르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국민연금법상 이혼한 배우자가 분할연금을 받으려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 중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하는 등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별거나 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은 분할연금 산정에 필요한 혼인기간에서 제외된다.
쟁점은 두 사람이 실제 부부로 생활한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였다. A 씨는 1992년 결혼해 함께 살았지만 B 씨가 1995년 집을 나가 별거를 시작한 만큼 실질적인 혼인기간은 5년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A 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의 실질적인 혼인기간이 5년 미만인 만큼 B 씨에게 분할연금 수급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민등록 등록 내역과 양측 주장을 종합하면 이들은 1995년경 별거를 시작해 적어도 1996년 3월 이후로는 동거 사실이 없고, 혼인관계 유지로 볼 만한 교류도 없었다”며 “1996년 3월 이후 협의 이혼한 2000년 2월까지 실질적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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