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화성시 봉담읍 덕우리 231-1번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무너져가는 샌드위치 패널 주택이 제초 작업이 전혀 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왕보빈기자
“서울 사람이 와서 농사짓지 말라고 한 뒤 15년째 폐허야.”
20일 화성시 봉담읍 덕우리 231-1번지. 이곳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무너져가는 샌드위치 패널 주택이 방치되고 있었다.
입구에는 철판과 배수용 대형 파이프 등 쓰레기가 쌓인 채 잎이 모두 떨어진 고목과 마른 수풀들이 음산한 분위기를 더하면서 폐가를 방불케했다.
이곳은 2009년 친일재산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조사위) 활동 당시 친일재산으로 분류돼 국가보훈처로 소유권이 이전된 토지다. 면적은 529㎡, 지목은 ‘대’로, 건물 1채가 대장에 등재돼 있다.
현재 이곳을 관리하는 기관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다. 전자자산 처분시스템인 온비드상 ‘매각(입찰)검토재산’으로 분류돼 있지만, 소유권이 이전된 17년간 토지가 거래되지 않으며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인근 주민 김 모씨는 “십여 년째 똑같은 상황이다. 이전에는 누군가 농사를 지으면서 관리라도 했는데, 15년 전 누가 와서 ‘농사를 짓지 말라’고 한 뒤부터 이 모양 이 꼴”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처럼 조사위 활동으로 환수된 토지 가운데 용인시나 군포시에서는 지적편집도상 건축물이나 농장 등이 토지를 침범한 사례도 확인됐다.
통상 부동산 친일귀속재산의 경우 건물 일부가 침범했을 때 국가와의 정식 수의계약을 체결, 대부료를 납입하는 방식으로 운용되지만, 이들 토지는 대부계약도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오는 12월 일제에 부역한 이들의 재산을 환수하는 조사위 활동이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1기 조사위 활동을 통해 환수된 토지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면적이 작거나 형태가 불규칙해 장기간 토지가 매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백여 개에 달하는 무단점유 여부 확인 등 일일히 토지를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에 향후 조사위 활동 재개로 토지를 추가 환수하더라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리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도내 친일귀속재산 국유지는 총 247건으로, 면적이 작거나 형태가 불규칙해 독립적으로 활용이 어려운 토지의 경우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올해부터 관리청 일원화 작업이 진행되며 친일귀속재산 관리 업무를 국가보훈부로 단계적으로 이관 중”이라며 “침범이 확인되는 사례에 대해 변상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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