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5·18 왜곡 반복…법원마다 판사마다 ‘판결 멋대로’
법사위, 법원 국감서 잇단 질타
“대구에만 가면 왜 무죄 받나”
법원 미온적 대처에 역사왜곡 키워
5·18 위자료 2~4배 차이 지적도
상식과 법제정 취지 맞는 판결해야
2026년 10월 20일(화) 21:30
장용기(오른쪽) 광주지방법원장이 20일 전남광주시 동구 광주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등법원과 광주고법, 특허법원, 대전지법, 청주지법, 광주지법, 전주지법, 제주지법 대상 국정감사에서 법사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5·18에 대한 전국 법원의 무신경함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판결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20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전국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폄훼·왜곡이 끊이질 않는 5·18에 대한 법원의 미온적 조치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아(서울 서대문구 갑) 의원은 이날 대구고법에 대한 국감에서 “폭동은 집단적 폭력 행위를 일으켜 사회 안전과 질서를 어지럽게 하는 일이라는 의미인데 이게 사실인가 의견인가”라며 “5·18민주화운동 유가족과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은 폭도라는 건가”라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경기 남양주시 병) 의원도 “대구는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이 시작된 2·28 민주운동이 일어난 곳”이라면서 “어떻게 이 곳에서 저렇게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에 대해 무죄를 선고할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국민 눈높이나 법 제정 취지에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1심은 허위사실 적시로 봤지만 2심은 의견 표명으로 판단했는데, 폭동인지 아닌지는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인데 어떻게 의견 표명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전두환 회고록에 담긴 5·18 폭동 표현에 대해 대법원이 허위 사실로 판단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대법원 판례에도 반하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대구지법 제2-3형사부(재판장 이상균)는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표현한 혐의(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A씨(45)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5월 19일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접속해 ‘총을 꺼내 들었으면 폭동이 맞지 군 입장에서는 제압하는 게 맞고 저때 경찰도 군인도 많이 죽었다. 이게 왜 민주화운동이랍시고 유공자가 되는지 참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등 글을 적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폭동’이라고 지칭한 것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의견 표명을 넘어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진보당 손솔(비례) 의원은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유사한 표현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를 인정한 판결을 거론했다. 손 의원은 “다른 곳에서는 이렇게 판결하는데 대구만 오면 무죄를 받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의원은 “내란범인 전두환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 의견이고 허위 사실 적시가 아니라는 게 말이 되느냐. 판결문은 국민 상식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동일한 피해를 입었더라도 광주, 서울 등 법원에 따라 정신적 손해배상액이 최대 4배까지 차이<광주일보 2024년 9월 30일 6면>가 난다는 점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같은 날 전남광주시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광주고·지법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균택(전남광주 광산구 갑) 의원은 “국가를 상대로 국민이 소송을 제기했으면 배·보상액이 균일해야 하는데, 국가 상대 배상 보상 사건에 있어서 일정한 기준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5·18 유공자들 사이에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5·18 유공자 손배 위자료를 받으면 9000만원을 인정해 주는데, 같은 장해 등급을 받은 사람이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으면 2300만원 정도만 지급한다”는 등 지적이 이어졌다.
5·18 왜곡, 폄훼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재판부의 단호하지 못한 판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전주시 을) 의원은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제기한 ‘전두환 회고록’ 손해배상 사건의 경우, 8년 8개월이 걸려서야 겨우 손해배상이 인정이 됐다”며 “(왜곡·폄훼에 대한) 단죄가 빠르게 안 되니까 폄훼가 계속되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전두환이 내란죄가 확정됐는데도 지금까지 내란이 아니라는 사람이 나오고, 5·18을 폄훼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군산·김제·부안 갑) 의원도 똑같이 왜곡·폄훼를 겪고 있는 제주 4·3사건을 언급하면서 “역사 왜곡이 계속 되풀이되고 국가적 폭력이 정당하다는 이야기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법원이 단호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역사왜곡에 대해 법원이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그들을 키운 것”이라고 질타했다.
/유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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