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한·인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협력의 틀을 고도화해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현재의 2배 수준인 500억 달러(73조6000억원)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도 뉴델리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모디 총리와 소인수회담(1시간22분), 확대회담(23분)을 마친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이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양국이 상호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최적의 전방위적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데 서로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조선, 금융, 인공지능(AI), 국방·방산을 비롯한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와 인적 교류도 한층 강화해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 역시 “한국과 핵심기술 및 공급망 관련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간 경제안보 대화 역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공개된 인도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인도가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해양 이니셔티브(IPOI)’ 참여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도, 모디 총리는 감사를 표했다.
양국은 우선 핵심 광물, 원전, 청정에너지 등 전략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한·인도 간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동 정세를 고려해,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협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발효된 한·인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의 개선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
조선·금융·AI 등 신성장 분야 협력도 확대한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인도 중앙·지방 정부의 조선 시설 건설 지원, 선박 발주 수요 보장 등 정책적 지원을 결합해 우리 기업이 인도 조선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K팝 상설 공연장 ‘뭄바이 코리아 센터’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날 ▶산업협력위원회 신설 양해각서(MOU) 등 모두 15건의 MOU·체결문건을 교환했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이뤄진다. 모디 총리는 비공개 소인수회담에서 “인도 총리실이 컨트롤타워가 되어 한국 전담 데스크를 설치하겠다”며 “한국 대통령실에도 인도 경제협력 전담반을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회담 후 정상 간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 등 양국 재계 총수들이 함께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모디 총리는 양국 경제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며 “모디 총리의 제안으로 외교 행사인 국빈 오찬에 기업인들을 초대한, 매우 이례적인 행사가 개최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만남은 지난해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정상회담과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회동에 이어 세 번째다.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글로벌 사우스’의 중추 국가인 인도를 국빈방문하면서, 한·인도 관계 발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모디 총리가 늦어도 내년까지는 한국을 방문하기로 약속했다”며 내년 3차 정상회담 가능성도 내비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