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포스터. 연합뉴스
영화 '암살자(들)'이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하며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해진 자택으로 추정되는 건물 사진과 함께 '유해진 규탄, 암살자(들) 제작사 규탄'이라는 명칭의 집회 신고서가 공개됐으며, 집회 기간은 이달 3일부터 30일까지, 신고 인원은 20명으로 적혀 있었다. 다만 해당 신고서가 실제로 접수됐는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 영화는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출연했다. 총제작비는 190억원이며, 2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누적 관객은 182만1963명, 누적 매출은 178억5008만원을 기록했다. 1일 하루 관객은 5만5018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배급사는 손익분기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2023년 영화 '서울의 봄' 사례를 단순 비교하면 손익분기점은 약 375만 명으로 추정된다.
영화는 개봉 초반 빠른 흥행을 보였으나, 정치적 논란이 커지면서 관객 수가 감소했다. 26일 오전 개봉 4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고, 추석 연휴 나흘 동안 140만7634명이 관람했다. 그러나 논란이 확산되면서 28일에는 박스오피스 1위를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 내줬다가 29일 다시 1위를 탈환했다. 2일 오전 예매율은 14.2%(9만239장)로 집계됐다.
논란의 중심에는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사건의 배후로 암시했는지 여부가 있다. 국민의힘은 영화가 박 전 대통령을 배후처럼 그렸다고 비판했고, 허진호 감독과 제작진은 경찰에 고발됐다. 제작진은 1974년 사건을 모티브로 여러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고 밝혔으며, 특정 인물을 배후로 규정하지 않았고 극 중 가설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허 감독은 "박 전 대통령이 육 여사를 죽이라고 시켰다는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발은 제작진뿐 아니라 공공기관까지 대상으로 확대됐다. 이종배 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허 감독과 제작진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고,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과 육영재단은 제작사의 공식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하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했다. LH와 국토안전관리원은 진주의 한 영화관에서 임직원 단체관람을 진행했으며, 대관료는 미래에셋증권이 부담했다. 이 전 시의원은 미래에셋증권과 LH, 국토안전관리원 관계자를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 혐의로 고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통상적인 퇴직연금 고객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영화의 제작 자금 출처와 역사 왜곡 의혹을 국정감사에서 다루겠다는 입장이 나왔다. 주진우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 하이브미디어코프에 투자자 명단과 자금 내역 제출을 요구했고, 국책은행 투자 내역도 공개했다. 중소기업은행이 20억원, 한국산업은행이 펀드 출자 방식으로 4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영상위원회가 650만원 상당의 표를 구매해 무료 시사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최근 상황과 시민 의견을 고려해 행사를 취소했다. 서울시교육청과 전북교육청은 학교에 '암살자(들)' 단체관람 현황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고, 이에 대해 전교조 충북지부는 학교 자율성 침해라며 규탄 성명을 냈다.
출연 배우를 겨냥한 불매 운동과 집회 예고도 이어졌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SNS를 통해 출연 배우가 모델인 제품 불매와 출연작 퇴출 운동을 제안했다. 유해진이 모델로 활동하는 버거킹 광고 영상에는 항의성 댓글이 이어져 댓글 작성이 차단됐다.
부산국제영화제는 7일 예정이던 '액터스 하우스 이민호' 행사가 취소됐다고 밝혔으며, 개봉 2주차 무대인사에는 허 감독과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만 참석한다. 조연 류혜영, 장률, 최유리는 불참한다.
여론조사 결과, 개혁연구원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8.2%가 '역사 왜곡'이라고 답했고, 27.6%는 '창작의 자유'라고 응답했다. 정치권의 상영금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에 대해서는 '과도하다' 35.2%, '적절하다' 25.7%,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31.2%로 나타났다. 정치권의 표현 문제 삼기 기준에 대해서는 '일관적이지 않다'는 응답이 58.3%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무선 임의전화걸기(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25%, 표본오차는 ±3.2%포인트다.
업계에서는 논란 이후에도 관객 평가는 견고하다는 평가와, 연휴 이후 하루 관객이 5만 명대로 줄고 홍보 동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다. CGV 실관람 평가 지수는 92%였고, 관객 연령대는 40대 26%, 30대 24%, 50대 이상 21%, 20대 20%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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