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X’ 등장한 5·18 반응 갈려
콘텐츠 두고 정치적 해석 후폭풍
옹호하면 ‘좌빨’ 불편하면 ‘극우’
SBS 드라마 ‘닥터X’ 방송화면 캡쳐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루는 역사적 사건을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 정치색 논란이 이어지면서 대중문화 소비에 대한 피로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제작진의 정치적 성향을 의심하며 방영 중단을 요구하거나 출연진의 SNS에 악의적 댓글을 달기도 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비판도 인다.
지난 24일 SBS에서 방송된 의학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6회에서는 1980년 광주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살아가는 오상범(하성광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방영 직후 온라인상에서 네티즌의 반응은 첨예하게 갈렸다.
5·18민주화운동 과정서 상처를 입은 이의 아픔과 트라우마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호평도 있었으나, 반대로 드라마의 개연성과 상관없이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특히 국회전자청원 게시판에는 드라마에 대한 방영중단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극 내용과 무관한 5·18 관련 내용이 나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라며 “정치적 논쟁이 있는 사안을 의사 드라마에 활용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하루 만에 공개 전 찬성 요건인 100명을 채워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방송 직후 주인공 계수정을 연기한 김지원의 인스타그램 댓글창에는 “왜 좌파 성향 드라마에 출연했냐” 등 부정적인 댓글들도 달려 드라마로 인한 논란이 배우에게까지 번졌다.
콘텐츠와 관련해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정치적 비판을 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암살자(들)’의 경우에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는데 이 과정에서 보수성향 단체들이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영화와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지난 23일 출시한 1인칭 슈팅 게임 ‘모던워페어4’는 북한군의 기습남침과 한미 연합군의 북한 침투 등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한반도 현실을 상업적 오락거리로 이용한다’, ‘북한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다’는 반응과 ‘게임은 게임으로 봐야한다’, ‘오히려 전쟁의 위험을 알려준다’는 등 정치적 논쟁까지 불러왔다.
이같은 미디어 콘텐츠를 둘러싼 일련의 정치적 논란에 시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시민 김모(39)씨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것은 자유고 이로인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서는 안된다”며 “다만 5·18 다룬 게 좋았다 하면 좌빨이라 하고 불편하다 하면 극우로 모는 등 시청자들에게 정치적 선택을 강요하고 있어 이로 인해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번 논란에 대해 ‘닥터X’ 제작을 총괄하는 이옥규 책임프로듀서는 개인 SNS에 드라마 포스터와 함께 “no fear(두려움 없다)”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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