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11일 "특별한 경기 충격 요인이 없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출처=한국은행]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압력과 근원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특별한 충격이 없다면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유 부총재는 11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특별한 충격이나 특별한 요인이 없다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시기와 속도는 앞으로 나오는 경제지표와 성장·물가 전망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일 임기를 마쳐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다만 현 한은 집행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 부총재는 최근 국내 경제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강한 성장 흐름을 보이는 동시에 물가 상승 압력도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 호황이 임금 상승 등을 거쳐 서비스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으로 확산하는 경로를 경계했다.
유 부총재는 "한은이 걱정하는 것은 반도체 호조세가 임금 인상 등을 통해 내수로 파급되면서 물가 압력이 커지는 것"이라며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때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물가에 대해서는 상승 폭보다 지속성에 무게를 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처럼 공급 충격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압력이 근원물가를 끌어올리면서 높은 물가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물가 압력은 국제유가 같은 공급 요인뿐 아니라 경기 회복에 따른 근원물가와 수요 압력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상승 폭은 크지 않겠지만 지속성이 있어 통화정책적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금리 결정에선 근원물가와 성장 흐름을 중점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유 부총재는 자신이 금리 결정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경우 신용카드 사용액과 일별 통관수출, 한은의 경제전망 등을 참고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 대해서는 기준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환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수입물가를 통해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금리 인상이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을 억제하는 효과도 언급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경우 가계부채 증가율은 0.16%포인트, 주택가격 상승률은 0.27%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취약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재정·금융정책을 통한 선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재는 한은의 금리 전망 소통 방식인 이른바 'K-점도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지금까지 긍정적인 역할을 훨씬 많이 했다고 본다"며 금통위원 간 논의와 시장과의 소통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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