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말 국내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직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견조한 당기순이익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따른 배당금 지급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위험가중자산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일러스트=AI)
[위클리오늘=신하연 기자] 2025년 말 국내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직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견조한 당기순이익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따른 배당금 지급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위험가중자산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금융감독원은 모든 은행이 규제 비율을 상회하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독려할 방침이다.
■ 주주환원·환율 이중고···자본지표 전반적 하락세
1일 금융감독원의 ‘2025년 12월 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3.51%로 직전분기 말(13.63%) 대비 0.12%p 하락했다.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 역시 각각 14.80%, 15.83%를 기록하며 0.08%p, 0.09%p씩 떨어졌다.
하락세는 크게 두 가지 요인에서 비롯됐다. 먼저 자본 감소다. 국내은행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결산배당 등 주주환원을 확대했으며 이 과정에서 보통주자본이 줄었다.
두번째는 위험가중자산(RWA)의 증가다. 연말 환율 상승 여파로 외화대출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면서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확대됐다. 자본은 줄고 분모인 위험자산은 늘어나는 역방향의 흐름이 비율 하락을 부추긴 셈이다.
■ 개별 은행별 희비 교차···수협은행 ‘깜짝 반등’
은행별로 살펴보면 씨티, SC, 수출입, 수협, 카카오, 토스 등 8개 은행의 총자본비율이 16.0%를 상회하며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BNK지주는 13.65%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이할 만한 점은 수협은행의 약진이다. 수협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은 직전분기 대비 3.98%p 급등한 16.66%를 기록했다. 이는 신용리스크 산출 시 ‘내부등급법’을 신규로 승인받은 영향이 크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표준방법 대비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자본비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반면 씨티은행(-2.67%p)과 SC은행(-1.62%p) 등은 보통주자본비율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위클리오늘 재구성
■ 고환율·고유가 리스크···금융당국 “모니터링 강화”
전문가들은 은행권이 규제 비율을 넉넉히 웃돌고 있어 건전성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향후 매크로 환경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24년 5월부터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1% 부과가 시작되면서 실질적인 규제 문턱이 높아진 점도 은행들에게는 부담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견조한 편이지만, 주주환원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자본을 쌓아두기만 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외화 자산 비중이 높은 대형 은행들의 자본비율 변동 폭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중동 상황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유가·고환율 현상이 신용 손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적정성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은행들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결국 향후 은행 경영의 핵심은 ‘주주환원의 지속성’과 ‘자본 건전성 확보’를 동시에 잡는지 여부에 달렸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에 대비한 자본 버퍼를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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