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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령공주’ 늑대신 성우 미와 아키히로, 노환으로 사망

샹송 가수와 배우, 성우, 인생 상담가 등으로 일본 대중문화계에서 폭넓게 활동한 미와 아키히로(본명 데라다 신고)가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원령공주’ 늑대신 성우 미와 아키히로, 노환으로 사망

미와 아키히로. 교도통신 연합뉴스

향년 91세

나가사키 원폭 투하 직접 체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마녀로 활약도

샹송 가수와 배우, 성우, 인생 상담가 등으로 일본 대중문화계에서 폭넓게 활동한 미와 아키히로(본명 데라다 신고)가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28일 닛칸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와는 지난 20일 오전 9시 30분 세상을 떠났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마지막 순간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 말을 전하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는 내용의 부고와 함께 “‘이런 세상을 살아남는 무기는 사랑의 말뿐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푸는 열쇠는 사랑입니다. 사랑이 있다면 전쟁 따위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미와 아키히로’”라는 자필 메시지가 공개됐다.

1935년 일본 나가사키현에서 태어난 그는 10살이던 1945년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당시 자택에서 참상을 직접 목격했다. 이후 피폭 후유증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겪기도 했다.

1956년 도쿄 긴자의 카페 ‘긴파리’와 전속 계약을 맺으며 샹송 가수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번안곡 ‘메케메케’를 히트시키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로서는 드물었던 유니섹스 패션과 성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미지로 큰 주목을 받았으며, 작가 미시마 유키오와 극작가 데라야마 슈지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과도 교류했다.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뒤 한동안 활동이 위축되기도 했지만, 1966년 직접 작사·작곡한 ‘요이토마케의 노래’를 성공시키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을 ‘일본 최초의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1971년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한 뒤에는 배우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연극과 TV드라마에 출연했으며, 1997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모노노케 히메’에서 늑대 여신 모로를, 2004년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황야의 마녀를 연기하며 성우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평생 여장을 하며 성별의 경계를 뛰어넘는 삶을 살아온 그는 성소수자(LGBT) 인권 활동가로도 목소리를 냈다. 또한 TV 예능과 라디오, 신문 상담 코너 등을 통해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따뜻한 조언을 전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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