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하수와 폐기물 등 분산된 환경기초시설을 통합 관리할 '울산환경공단' 설립을 다시 적극 검토키로 했다. 산업도시 특성상 불법 폐기물과 화학 물질, 대기·수질 오염 등 환경 현안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광범위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전문 조직 신설 논의는 적절한 조치다. 그동안 울산의 환경 관리는 시 직영, 민간 위탁, BTO(민간투자사업방식) 등 16개 시설이 사분오열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2~3년마다 자리를 옮기는 공무원 순환보직 체제로는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명확했다. 게다가 용연·온산 처리장 등에서 수십 년간 노하우를 쌓아온 베테랑 직원들의 퇴직 시기가 도래하면서 '기술 단절' 우려마저 커진 상황이다. 내년 10월 성암소각장 1·2호기의 민간 위탁 만료 시점은 공공 중심의 통합 관리 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최적의 골든타임이다.
하지만 당위성만 앞세워 속도전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가장 큰 우려는 공단 전환에 따른 조직의 경직성과 비효율성이다. 당시 용연·온산 등 시 직영 시설의 기술직 공무원들은 신분 변동과 연금 불이익을 우려해 70% 이상이 이직을 거부했고, 민간 위탁사 노동자들은 고용 승계 불안을 호소했다. 준공무원 신분인 공단 직원은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기에 민간 기업과 달리 환경 수요 변화에 따른 유연한 인력 구조조정이나 전환 배치가 어렵다. 더욱이 고위직 자리가 신설되고 행정 지원 부서가 늘어나면서 조직 유지용 고정 비용이 매달 지출되는 경직성 예산 구조로 바뀌게 된다. 자칫 경쟁 압력이 사라진 독점 구조 속에서 '또 하나의 철밥통'이나 관료주의적 폐단으로 변질된다면 시민들의 매서운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무엇보다 과거 설립이 잠정 중단됐던 결정적 원인이 내부 구성원들의 격렬한 반대 때문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울산시는 정년퇴직자 계약직 재고용 등 노하우 보존을 위한 인사 체계를 촘촘히 설계하고, 진정성 있는 내부 설득을 선행해야 한다. 이번 재추진 시에는 과거 구성원들의 반발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욱 정교하고 치밀한 로드맵이 필요하다.
울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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