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울산시장. 유은경기자 2006sajin@
울산시가 지역 행정구역에 머물던 독자적인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부산·경남은 물론 광주와 인천, 대전 등 전국 주요 도시와 산업·경제적 연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시정의 큰 틀을 전환한다.
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울산의 행정구역만으로 미래산업 투자와 국가사업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보고, 도시별 강점을 연결한 '초광역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9일 오전 SNS를 통해 "초광역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앞으로 울산의 산업과 투자, 교통, 공공기관 유치 등 주요 정책을 다른 광역권과 적극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교통과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지방의 인구와 산업기반은 점점 약해지고 있고 미래 투자는 더 많은 자본을 요구하고 있다"며 "하나의 광역단체 단위에서는 해내기 어려운 사업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울산과 부산·창원 등이 이미 2시간 이내 생활권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행정구역을 넘어 경제권과 생활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축은 부산·울산·경남 협력 복원이다.
김 시장은 지난 8일 부산에서 열린 민선 9기 첫 부울경 정책협의회에 참석한 것을 언급하며 부산·경남과 산업과 교통, 국가사업 유치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부울경 협력이 약화될 경우 광역철도망 구축뿐 아니라 산업경제권 형성과 미래산업 투자, 국가사업 및 공공기관 유치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이 단독으로 움직이기보다 부산·경남과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해야 정부의 초광역 정책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3개 시도의 산업별 역할분담도 구상하고 있다. 울산은 에너지산업 기능을 강화하고 통합 석유·가스공사인 에너지자원공사 본사 유치에 집중하는 대신 부산의 해양수도 육성과 경남의 방산·우주항공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김 시장은 전재수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울산의 에너지 기능 집적과 에너지자원공사 유치 취지에 공감했다고 밝히면서 "울산은 부산이 해양수도로 성장하는 데 적극 지원하고 경남이 방산과 우주항공 분야에서 성장하는 것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시의 협력 범위는 부울경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동차와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광주와 손을 잡았다. 울산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동차 생산현장에 적용하는 총 580억원 규모의 제조 인공지능 전환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울산의 완성차·부품 제조기반과 광주의 AI·로봇 기술 역량을 결합해 자동차 제조혁신 분야의 초광역 협력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시장도 이날 광주와 AI·모빌리티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과는 LNG와 수소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협력축 구축에 들어간다.
김 시장은 인천시장에게 직접 수소와 LNG 산업 협력을 제안했으며, 울산시 관계자가 인천을 방문해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도시는 이달 말까지 LNG 분야 협력 로드맵을 마련하고 다음 달 말까지 수소산업 협력방안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울산은 LNG를 수입·저장·가공하는 대규모 산업기반을 갖추고 있고 인천은 수도권 가스공급의 핵심 거점이라는 점에서 공동 연구개발과 국가사업 발굴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수소 분야에서는 두 도시의 생산·공급기반과 수소 모빌리티 시장을 연결해 산업 규모 자체를 키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전과도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추진한다. 구체적인 사업은 앞으로 마련할 예정이지만 울산의 제조산업과 대전의 과학기술·연구개발 역량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협력 분야를 발굴한다는 게 울산시의 방향이다.
김 시장은 "인천과 울산이 협력하고, 광주와 울산이 협력하고, 부울경이 협력하며 대전과도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며 "울산의 길은 고립에 있지 않고 개방과 협력, 동행에 있다"고 강조했다.
신민식 경제부시장도 이날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지역정책이 개별 시·도 중심에서 경제권과 생활권을 함께 묶어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김 시장이 의지에 힘을 보탰다.
신 부시장은 "자동차·조선·에너지 등 울산의 주력산업 공급망과 인재 이동이 이미 행정구역을 넘어 부산·경남과 연결돼 있다"며 "이제는 울산만 바라보면서 울산의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울산의 강점을 다른 지역의 강점과 결합해 더 큰 경제권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박인섭기자 inseob8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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