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에 관리 부실 ‘불편길’ 된 ‘맨발길’
2026년 03월 17일(화) 00:00
광주시 서구는 한때 다양한 맨발 산책로가 많아 맨발러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조성만 해놓고 유지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재는 맨발길이 걷기 힘든 ‘불편길’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주일보 취재팀이 서구 관내 32곳의 맨발길 모두를 직접 걸으면서 점검해보니 절반이 넘는 17곳에서 26건의 개선 사항이 나왔다. 위치 안내가 부족한 곳 6개, 공간이 협소한 곳 4개, 외부인 접근이 힘든 곳 2개 등으로 맨발길 갯수를 늘리는데만 신경을 쓰다보니 접근이 힘든 곳에 조성해 놓고 위치조차 제대로 알리지 않은 곳이 있는가 하면 편의시설이 부족하거나 관리 부실로 걷기가 힘든 곳이 많았다.
백마산 생태습지 맨발길은 등산로 중간에 조성해 산을 타지 않고는 이용할 수 없는데 네이버 지도 검색에도 나오지 않았고 가톨릭평생교육원 캠퍼스 안에 있는 맨발길은 성당 행사가 있는 날이 아니면 이용할 수 없었다. 발산근린공원 맨발길처럼 기존 둘레길을 별도 정비 없이 ‘맨발 구간’이라며 이름만 붙여 놓고 관리를 안하다보니 걷기 힘든 곳도 많았다.
서구 관내 맨발길은 총연장이 1만 3978m나 된다. 32개로 갯수도 많지만 14㎞에 가까운 총연장이 말해주듯 처음부터 양으로 승부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광주시 서구는 맨발러들의 천국이라며 맨발길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현실은 관리 부실로 불편길이었다. 많이 만들기만 하면 뭐하느냐는 이용객들의 불만이 쏟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사정은 다른 자치단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때 뭐가 유행한다고 하면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조성에 나서는 모습을 흔히 봐 왔다. 인기에 영합하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다. 유행을 따라 혈세를 쏟지 말고 하나를 만들더라도 제대로 해 꾸준히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주민을 위한 진정한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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