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는 28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중 판매 중인 색 모래 18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9개에서 트레몰라이트 석면이 나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시중에 유통되는 어린이용 색 모래(컬러샌드) 제품 절반에서 1급 발암물질 석면이 검출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8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중 판매 중인 색 모래 18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9개에서 트레몰라이트 석면이 나왔다고 밝혔다. 트레몰라이트는 2003년 국내 사용이 금지됐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로, 폐암과 악성중피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단체는 지난 3월 서울 동대문 문구 도매 상가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사들인 뒤 한국과 일본의 전문기관에 분석을 맡겼다. 형태별로는 모래형 9개 중 7개, 점토형 9개 중 2개에서 석면이 확인됐다. 원산지별로는 중국산 7개 중 4개, 국산 8개 중 3개로 집계됐다. 한 제품에서는 트레몰라이트가 0.47% 검출됐는데, 이는 석면안전관리법상 허용 기준치(0.1%)의 4.7배다. 석면이 나온 제품에서는 주요 광물로 백운석(돌로마이트)이 공통적으로 검출됐고 일부에선 활석(탈크)도 함께 나왔다. 두 물질은 모두 석면 함유 가능성이 있는 광물로 분류된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어린이가 직접 만지는 문구류이고, 미량 노출만으로도 치명적인 석면 질환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정부에 검출 제품의 판매 중단과 리콜, 사용 시설 정화, 이용자 건강 추적 조사를 요구했다. 색 모래 제품 전수조사와 원료 공급망 점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어린 시절 환경성 석면에 노출돼 악성중피종을 앓고 있는 이성진씨는 “석면이 든 어린이 제품이 이렇게 많이 팔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라며 즉각적인 규제 도입을 호소했다.
색 모래 석면 문제는 해외에서도 이미 불거진 사안이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색 모래에서 석면이 검출돼 학교가 문을 닫았고, 일본에서는 완구업체 실버백의 모래 그림 세트 약 4만 8000개가 리콜됐다. 국내 법령상으로는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이 어린이 제품의 석면 검출을 금지하고 있고, 석면안전관리법도 분말 제품과 인체에 직접 닿는 제품에 ‘불검출’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이번 조사 결과의 법적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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