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고용노동부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이 중부일보와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채운기자
“사무실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노동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노동행정 31년차 베테랑 공무원인 김도형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이 올해 지방청으로 승격된 이후 초대 청장으로 부임한 그는 ‘지역민의 삶과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기관’, ‘노사 모두가 신뢰하는 기관’을 목표로 경기청의 전진을 이끌고 있다.
지난 1월 부임한 이후 4개월차를 맞은 김도형 청장을 만나 경기노동청이 나아갈 길과 직면한 과제, 주요 현안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경기청 승격이 갖는 의미와 초대 청장으로서 느끼는 소회는
우선, 청으로 승격돼 첫걸음을 내딛는 시점에 초대 청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며 막중한 책임감과 깊은 감회를 느낀다. 경기도는 우리나라 사업체와 노동자의 1/4 가량을 차지하는 경제의 중추로, 노동행정 전반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그럼에도 그간 경기도를 아우르는 지방청의 부재로 지청 수준에서는 지역맞춤형 고용노동 종합행정을 펼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청 승격은 단순한 기관의 명칭 변경이 아니라, 지역 특성에 맞는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노동행정을 추진해 경기도민과 노동자들의 안전 및 노동권 보호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구체적으로 노동 분야에서는 ‘광역노동기준감독과’가, 산업안전 분야에서는 ‘광역산재예방감독과’가 신설돼 지청 단위 대응에서 벗어나 경기도 전역을 대상으로 광역 단위의 기획감독과 점검이 가능해졌다. 고용분야에서도 수원고용센터가 지청급으로 격상, 관할 내 모든 고용센터를 총괄하는 체계가 확립됐다.
취임한 지 세 달 정도가 지났는데, 마치 3년처럼 바쁘게 지냈던 것 같다. 야간이나 주말에도 직접 산업안전보건 점검을 나가기도 하고, 설 명절에는 체불 사업장 현장 지도를 다니는 등 최대한 현장 일선에서 직접 애로사항을 경청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쉬었음 청년’ 증가가 이슈인 가운데, 경기청의 청년 고용정책은
경기지역의 청년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 45.1%로, 전국 평균(44.3%)에 비해서 조금 높은 편임에도 청년 절반 이상이 고용되지 못하며 고용 상황이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 경기청은 지역기반 협력업체 구축과 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선제 대응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자체·교육청·대학교·특성화고·기업 등으로 새롭게 구성된 ‘청년고용TF’에서 청년 고용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각 기관의 청년 지원 사업을 연계해 지역 일자리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 밀집지역인 경기도의 지역 특성을 감안해, 지역산업 특화 고용센터로 선정된 수원고용센터를 중심으로 용인·성남·이천·평택센터가 채용 행사 등을 협력할 예정이다. 지난 7일에는 ‘지역·산업 고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반도체 산업의 고용 선순환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도형 고용노동부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 임채운기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경기청이 선보이는 차별화 전략은
지난해 경기지역의 중대재해 사망자 수는 110명으로, 2024년 174명 대비 64명 감소하면서 36.8% 감축했다. 올해는 그 기세를 이어 ‘50인 미만 중대재해 15% 감축’이라는 자체 목표를 세우고, 다섯 가지 차별화된 산재 예방 정책을 추진 중이다.
먼저 경기청, 안전공단, 경기도 간 협업체계를 기반으로 안전점검 실시 사업장을 전산으로 공유해 중복점검를 방지하는 등 점검의 효율을 높인다. 올해 예정된 패트롤 점검은 10만5천744개소(회)이다.
이어 안전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산재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과 업종을 분석, ‘Black Spot’으로 선정한다. 지난달에는 화성시 만세구 기계기구제조업,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 공사 등이 선정돼 전담 패트롤팀이 투입됐다.
대규모 산업체에 비해 안전보건 관리역량이 취약한 협력업체·영세업체에 역량 격차 해소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원청기업을 비롯한 유관기관과 함께 협력업체에 맞춤형 컨설팅과 각종 지원 사업을 연계해 안전관리 수준의 전반적 향상을 도모한다. 현재 삼성전자,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또 물류, 레미콘 제조, 건물관리업 등 사고 위험이 높은 업종별로 자율 협의체를 구성해 업체 간 안전보건 노하우를 공유하고 협력 촉진을 유도할 계획이다. 현재 경기 남부권 물류업체와 수원과 화성지역 레미콘 제조사의 안전보건협의체가 가동 중이며, 건물관리업 협의체도 구성 중이다.
이밖에 최근 3년간 경기청 관내 공공발주 사망사고 12명 중 4명(31%)이 학교공사에서 발생했듯이 공공공사 산재에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학교공사는 분리발주 구조로 다수의 공종이 분절돼 있고, 개학 일정을 맞춰야 해 사고 위험이 높은 구조다. 이에 경기청은 유관기관과 함께 개학 전까지 학교공사 현장 153개소에서 지도·점검을 실시했다.
-이주노동자 관련 사업장 감독 시 중점사항이 있다면
경기도에는 17만7천여 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하고 있고, 이는 전국의 이주노동자 중 1/3 이상(35.2%)을 차지한다. 지난해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규모는 484억여 원으로 2024년 대비 49%가량 증가했다. 또 지난해 중대재해 사망자 수(110명)의 20% 이상(24명)이 이주노동자였다.
과거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근무하며 고용허가제 송출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다. 한국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현지에서 직접 마주했던 만큼, 그들이 한국에 와서 얻어갈 경험들이 평생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특히 최근 이천에서 베트남 이주노동자의 안타까운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 지난달 경기청 앞에 마련된 고 뚜안 씨의 분향소에 방문해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앞으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언어의 장벽이 안전의 장벽이 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이주노동자의 모국어로 안전조치에 대한 명확한 안내가 실천되고 있는지를 비롯해 끼임사고 근절을 위한 LOTO(Lock-out, Tag-out) 절차의 실제 작동 여부, 대피로 확보 여부, 계절적 재해보호조치 여부 등을 중점 점검할 계획이다. 이주노동자 상대 임금체불이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감독 또한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알려진 태국인 이주노동자 폭행사건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감독할 예정이다.
2024년 2천8777명에서 지난해 5천258명으로 경기도 계절근로 이주노동자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기숙사 등 생활여건에 대해서도 위생과 안전, 과도한 비용공제 여부 등을 중점 점검할 계획이다.
김도형 고용노동부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 임채운기자
-경기청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은
우리 경기청 직원들에게 항상 ‘스마트(S.M.A.R.T.)’하게 일해 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직원 각자가 전문성(Specialized)을 바탕으로 역량을 키우고, 상호 간 친절과 매너(Manner)를 갖추며, 자율적(Atonomous)으로 문제를 발굴․해결하고, 공직자로서 책임감(Responsibility)을 가지고 업무에 임할 때 비로소 노사 양측, 더 나아가 국민 모두에게 신뢰(Trusty)받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S.M.A.R.T.는 스스로도 오랜 기간 견지해온 모토이기도 하다. 앞으로 직원들이 즐겁고 보람 있게, 그리고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는 업무환경 및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데 힘써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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