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라이프위크에서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을 겨냥해 “있는 사실마저 외면한 채 정신승리만 거듭한다고 정책의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대통령의 ‘정신승리’를 지켜보기엔 국민의 삶이 너무 절박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제 대통령께서 SNS에 올린 여러 부동산 관련 글을 보며 더 이상 대통령을 설득하는 것이 무의미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의 글은 이 대통령이 전날 SNS에 부동산 관련 글을 잇따라 올려 최근 서울·수도권의 주택 인허가와 착공 증가를 정부의 공급 확대 노력에 따른 성과로 평가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대통령은 올해 8월까지 서울의 주택 인허가와 착공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 이상 증가했다며 정부 차원의 ‘속도전’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그는 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글에는 “여유를 가지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결과를 보고 판단해 달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를 수십 년간 이어진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면서 민주 정부마다 투기 억제를 위해 노력했지만 저항과 반발 등에 밀려 필요한 개혁 조치를 끝까지 관철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의 주택 인허가·착공 증가가 현 정부의 성과라는 이 대통령의 인식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조합설립부터 착공까지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데 대통령께서는 인허가와 착공을 1년 만에 만들어내는 요술램프라도 갖고 계시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나타나는 공급 지표 개선은 서울시가 수년간 정비사업을 정상화해 온 결과라는 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그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389곳, 43만 가구 규모의 정비사업이 취소됐지만 이후 서울시가 214곳을 새로 지정하고 사업성을 개선해 인허가와 착공 여건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비사업 약 1만 5000가구가 착공했고 올해는 3만 가구, 2028년까지 85개 구역 8만 5000가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오 시장은 부동산 문제를 보수와 진보 정부의 대립 구도로 바라보는 이 대통령의 인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를 권장하는 보수정부는 제외하고 민주정부마다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노력했다”는 취지로 언급한 데 대해 “부동산을 시장 원리가 아닌 이념으로 바라보는 인식에서 단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정부가 투기 억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현재의 시장 상황과 정책 부작용을 인정하고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월세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기다려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투기세력을 때려잡겠다는 구호가 커지고, 정책을 ‘개혁’으로 포장할수록 오히려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를 향해 가고 있다는 뜻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의 부동산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오 시장은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패배가 아니다”라며 “국민의 고통 앞에서 생각을 바꾸고 정책을 바꾸는 것, 그것이야말로 국정 최고책임자가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용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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