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매도에 개인 7천억원 방어
SK하이닉스 7%·삼전 3% 상승 주도
코스닥 바이오·로봇 약세로 하락 마감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과 코스피가 표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급등, 환율 상승 등 대외 변수 속에서도 코스피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다만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장 초반 상승폭은 상당 부분 축소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2.61포인트(1.14%) 오른 5549.85로 장을 마쳤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14.67포인트(1.27%) 하락한 1138.29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1500원 안팎에서 움직이면서 외국인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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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변동성 확대…외국인 매도에 상승폭 축소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강한 상승세로 출발했다. 지수는 5510.82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9시 17분경 5561.42까지 오르며 약 1.35%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후 외국인 매도세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5448.75까지 밀렸다. 이후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만회했고, 결국 상승세를 유지한 채 거래를 마쳤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8481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7186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기관도 886억 원을 순매수하며 제한적인 지지 역할을 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반도체 업종은 4.33% 상승하며 지수 상승 기여도 1.82%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한 데다, 오는 19일 발표 예정인 마이크론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SK하이닉스(7.03%)와 삼성전자(2.83%)가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현대차(-2.13%), 한화에어로스페이스(-0.81%), HD현대중공업(-2.18%) 등 일부 종목은 약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장 초반 1156.50에서 출발했지만 매도 압력이 확대되면서 오전 11시 46분경 1124.98까지 떨어지며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일부 반등했지만 결국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7127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994억 원, 1719억 원을 순매도하며 하락 압력을 키웠다.
업종별로는 제약바이오(-1.99%)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로봇(-3.4%) 업종도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반도체 업종은 1.93% 상승하며 일부 방어 역할을 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펩트론(6.21%)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삼천당제약(-5.44%), 레인보우로보틱스(-4.13%), 에코프로(-3.06%), 에코프로비엠(-2.04%) 등은 하락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바다를 지나는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 증권가 “중동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금융시장 경고음 확대”
증권가에서는 중동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타코(TACO), 즉 이란사태 출구전략이 꼬여가고 있다”며 “미군이 이란 석유 허브인 하르그섬을 공격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고 걸프국가의 원유 생산시설마저 공격을 받고 있다”며 “미국의 출구전략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태 장기화 우려는 금융시장 및 경기사이클에 경고음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단기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를 경계했다. 그는 “지난주 코스피는 3월 초 급락에서 벗어나 반등을 시도하고 있으며 장중 변동성도 2~3%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코스피 2차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추세 하락이 아니라 진바닥(Rock Bottom)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비중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당사국 모두 장기전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한 연구원은 “미국도 전쟁 장기화 시 정치적 부담과 인플레이션 부담을 간과하기 어렵고 이란 역시 군사 전력과 인명 피해 누적을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 같은 한계는 사태 수습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쟁의 출구 전략이 얼마나 현실성 있게 구체화되는지가 향후 증시 분위기 반전의 핵심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 美 증시 하락…유가 급등·전쟁 장기화 우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중동 정세 긴장과 유가 상승 영향으로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0.26% 하락한 4만 6558.47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0.61% 내린 6632.19포인트, 나스닥 지수는 0.93% 하락한 2만 2105.36포인트를 기록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위해 해병대 5000명과 추가 함대를 파견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쟁 장기화 우려가 확대됐다. 국제 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브렌트유는 3% 이상 오르며 배럴당 103달러를 넘어 2022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란의 강경한 입장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는 위축된 모습이다. 여기에 4분기 실질 GDP 수정치가 연율 0.7%로 속보치 1.4%의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되고, 1월 근원 PCE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4% 상승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부각됐다.
19일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 6월에서 9월 이후로 늦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같은 날 예정된 엔비디아 GTC 콘퍼런스와 마이크론 실적 발표도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주목된다.
오늘경제 안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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