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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의 주장/ 사립대 적립금 12조원, 학생 없는 '금고 쌓기' 민낯

국내 사립대 적립금 운용 실태가 충격적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오늘의 주장/ 사립대 적립금 12조원, 학생 없는 '금고 쌓기' 민낯

국내 사립대 적립금 운용 실태가 충격적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한병도 국회의원이 교육부와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사립대 누적 적립금이 12조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절반 가까운 5조2000억원은 10년 이상 사용할 계획조차 없는 돈으로 방치돼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은행에 맡긴 8조3000억원 가운데 1조6000억원은 시중 평균 예금금리에도 못 미치는 낮은 이율로 묶여 있다고 한다.

학생과 교직원은 체감하지 못하는 이른바 ‘죽은 돈’이 천문학적으로 쌓여 있는 셈이다.

적립금은 본래 학생들의 장학금과 교육·연구비, 시설 확충 등 미래 투자를 위해 마련된 공적 재원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 취지와 크게 어긋나 있다.

대학들은 적립금 운용 계획을 제출하면서도 실제 집행은 수년 또는 심지어 10년 뒤로 미루고 있다.

수원대와 호남대·진주보건대 등은 3년 내 쓸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고, 청주대 역시 적립금 44%를 10년 이상 뒤에 쓰겠다고 교육 당국에 보고했다고 한다.

이는 적립금이 학생들의 현재 교육환경 개선이 아니라 대학의 ‘비상금’으로 전락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적립금 규모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분석 결과 2025회계연도 기준 사립 일반대·전문대 누적 적립금은 12조2358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막대한 자금이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고 있다.

예치금 5분의 1은 시중금리에도 못 미치는 조건으로 묶여 있고, 상당 부분은 주거래은행에 집중돼 사실상 ‘은행 배불리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주대의 경우 예치금 2963억원 중 56%가 시중금리 미달 잔액 상태로 묶여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사립대 적립금은 대학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그 사용 계획과 운용 방식은 사실상 방치된 셈이다.

교육부와 한국사학진흥재단이 대학 측이 제출한 계획서를 받아두는 수준에 그치고 실제 집행 여부나 운용 효율성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이로 인해 적립금은 ‘쌓아두기’만 하고 학생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구조가 굳어졌다.

이는 교육재정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태로 볼 수 있다.

적립은 대학 자율에 맡기면서 언제 또는 어디에 쓸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 구조가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개선이 필요한 시기다.

대학은 적립금 규모와 운용 방식, 사용 계획을 매년 공개하고 외부에 감사를 의뢰해야 한다.

또 일정 기간 내 반드시 교육·연구·장학사업에 집행되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해외 주요 대학 사례처럼 장기 운용은 허용하지만, 그 수익을 매년 장학금과 교육·연구비로 환원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주거래은행에 몰아넣는 관행을 줄이고 다양한 금융상품과 투자 방식을 활용해 운용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한 사안이다.

교육부와 한국사학진흥재단은 대학이 제출한 계획서를 받아두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실제 집행 여부와 운용 효율성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고등교육 투자 확대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는 과제다.

사립대 적립금은 학생과 대학의 미래를 위한 공적 자산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쌓아두기’만 하는 구조라면 그 존재 이유는 무색하다.

천문학적 규모 적립금이 학생들의 장학금과 교육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대학이 스스로 교육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사립대는 더는 금고 속에 돈을 묵혀둘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오늘과 내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쓰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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