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출처= 연합]
국내 주식시장이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동반 발동되는 등 사상 초유의 패닉 장세를 연출하자, 금융당국이 시장 변동성의 뇌관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2차 고강도 규제 조치에 나섰다.
오는 31일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가 채 시행되기도 전에 개인별 투자 한도를 제한하고 거래 비용을 대폭 늘리는 등 사실상 시장 퇴출 수준에 버금가는 강력한 억제책을 추가로 내놓았다.
2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추가 대응 방안을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구 부총리를 비롯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이른바 거시경제·금융 수장(F4)과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모두 참석해 사안의 중대성을 방증했다.
◆개인 총투자금의 20% 한도 및 가변 레버리지 도입
가장 강력하고 직접적인 조치는 개인별 투자 총량 관리다. 당국은 개인 투자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를 '개인별 총 투자 금액의 20% 이내'로 예시로 들면서 '몰빵 투자'를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또한, 극단적인 변동성 장세에 대비한 법적 통제 장치도 신설한다. 홍콩의 가변 레버리지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긴급한 시장 상황 발생 시 금융당국이 해당 상품의 레버리지 배율 등을 직접 조정하는 등 즉각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를 단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속히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지난 5월 27일 상장돼, 증시 변동성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금융당국이 연이어 강력 규제 대책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상장 첫날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거래 화면. [출처=연합]
◆과다호가부담금에 모의거래까지…비용·진입 장벽
투기적 단기 매매(단타)를 억제하기 위해 거래 비용도 대폭 인상된다. 당국은 현재 파생상품(선물) 시장에서 운영 중인 '과다호가부담금' 제도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무분별하게 호가를 제출하고 정정·취소하는 등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과도한 거래 행태에 금전적 부담(패널티)을 지워 쏠림 현상을 막겠다는 의도다.
투자자 진입 장벽도 한층 더 높아진다. 기존에 의무화돼 있던 온라인 사전교육에 더해, 실제 투자 전 위험성을 체감할 수 있는 '모의거래' 이수를 필수화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을 유도하기로 했다.
◆1차 규제 시행 전 2차 규제…다급해진 금융당국
자본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당국의 위기감이 그만큼 극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기 자금을 억제하기 위해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증액하는 1차 보완 대책을 8월 중 시행하기로 했으나, 이를 이달 31일부터 조기 시행하는 추가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 서킷브레이커 발동되며 증시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리자, 레버리지 변동성 완화 대책이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개인별 투자한도 총량관리 등 추가 대책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대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 당정이 업계 대표들과 만나 추가 대책의 필요성 등의 의견 청취를 하고 업계에서는 현재 조치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음에도, 며칠 만에 추가 대책을 발표하는 등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성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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