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예산안 ‘역대 최대’
12.8% 증가, 1년 전보다 93조↑
신설 미래대응기금에는 162조
반도체·AI 등 투자도 올해 2배
예산안 자료 보는 새 경제수장 내정자와 기획처 장관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내정자(현 재경부 1차관)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왼쪽부터)이 1일 청와대에서 제38회 국무회의 시작 전 2027년 예산안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내년 예산안 총지출을 올해보다 12.8% 증가한 약 821조원으로 확정했다. 예산 규모가 800조원을 넘은 건 올해가 처음이며, 증가율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서 비롯된 초과세수를 바탕으로 162조원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지출을 크게 늘렸지만 세수가 더 크게 불어나면서 재정수지는 20년 만에 가장 안정된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첨단산업과 지방 투자 등에 역점을 둔 2027년 예산안을 심의해 승인했다.
내년 예산안을 보면 총지출은 1년 전보다 12.8%(93조원) 늘어난 820조9000억원이다. 2005년 정부가 총지출 개념을 도입한 이래 증가율은 역대 가장 높다. 두 자릿수 지출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0.6%) 이후 두 번째다.
내년 국세수입은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와 소득세가 크게 늘면서 584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9.8% 증가했다. 총수입도 전년보다 30.4% 불어난 880조8000억원으로 총지출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그간 정부가 거둬들인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적자가 이어졌지만, 내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확장재정을 펴면서도 재정이 안정된다는 의미다.
정부는 늘어난 세수를 바탕으로 162조3000억원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성장동력과 청년·지방·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내년 예상 국세수입의 약 27.8% 규모다.
특히 내년 예산안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산업 투자에 무게를 뒀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 분야에는 올해보다 약 2배(97.2%) 늘어난 21조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재정 지원도 확대한다. 지방우대원칙이 적용되는 사업이 7개에서 61개, 총 17조3000억원 규모로 대폭 늘어난다.
청년층 자산과 소득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지원책도 확충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만 18세까지 연간 최대 120만원을 지원하는 ‘우리아이 자립펀드’를 도입한다. 청년미래적금은 소득 요건을 폐지하고 지방 중소기업 청년 혜택을 확대한다. 혼인·출산 지원금도 늘린다.
들어오는 돈이 쓰는 돈을 크게 웃돌면서 재정건전성 지표도 개선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전년 대비 3.3%포인트 감소한 48.3%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내년 국가채무가 1519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06조원 불어나지만 명목 GDP가 더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재정균형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GDP 대비 비율’은 -0.1%로 1년 전보다 적자폭이 3.8%포인트 개선됐다. 2007년 이 비율이 0.6%를 기록한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양호한 수준이다.
외환위기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 상환도 마무리한다. 정부는 내년 4조5000억원을 들여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동원한 공적자금을 최종 상환한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심의 범위 상한인 3.9%로 확정했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2011년 5.1%를 기록한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오늘의 과감한 재정 투자로 성장의 물꼬를 트고, 그 성장이 다시 재정 기반을 튼튼하게 하는 ‘적극재정-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반드시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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