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헌 인천 중구청장이 영종도의 자족 도시 실현을 위한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광하 기자)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면 2기가와트(GW) 수준의 전력이 필요합니다. 액화천연가스(LNG)나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원을 확보해 주민 피해는 최소화하고 산업 경쟁력은 높이는 방향을 찾고 있습니다. 전력이 확보되면 아마존이나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영종도로 올 수 있다는 긍정적이 이야기들이 들립니다."
김정헌 인천 중구청장이 최근 인천 중구 영종도에 마련한 임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영종도에 있는 영종국제도시는 계획 인구 13만5000명에 맞춰 도로, 하수처리 시설 등 각종 기반 시설을 이미 구축한 상태다. 하지만 실제 정착 인구는 여전히 9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 구청장은 "공항에서 일하는 인구 4만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 주민 상당수가 서울·경기·인천 등 외부로 출퇴근하다 보니 소비가 이뤄지지 않고 공실이 너무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20만명은 돼야 자족 도시가 될 수 있는데, 그러려면 기업이 먼저 들어와야 하고, 기업이 들어와야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있어야 인구가 온다"고 강조했다.
김정헌 인천 중구청장이 영종도 데이터센터 유치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광하 기자)
그가 영종도의 미래를 위해 구상하는 것들 중 하나는 데이터센터 유치다. 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건 전력이다.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안정적인 전력 규모는 2기가와트(GW) 정도다. 하지만 영종도의 현재 전력 여유 용량은 약 300메가와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추가 공급이 이뤄지더라도 최대 1GW 정도가 한계다.
김 구청장은 LNG 발전소 등 전력 공급 시설의 입지로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내 미개발 부지 약 50만평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그는 "주민 거주 지역과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어 LNG 발전 설비나 탱크 설치에 따른 주민 피해 우려가 가장 적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전력 확보 방안으로는 LNG 발전 외에 SMR 도입도 생각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수요 기업이 직접 SMR을 시공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가 있다"며 "에너지 특구로 지정받으면 에너지 공급 관련 행정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특구로 지정되면 인허가 절차 단축과 정부 지원이 연동돼 기업 유치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와 함께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 유치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김 구청장은 영종 제3유보지 가처분 면적 약 70만평 가운데 40만평은 바이오 특화단지, 4만평은 도심항공교통(UAM) 인프라에 투입하면 나머지 26만평을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반도체 부공정 업체인 스태츠칩팩코리아가 영종도 입주 후 공항을 통한 수출 입지 우위를 경쟁력으로 꼽는다"며 "영종도에서 반도체 산업이 뿌리내릴 여건은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김정헌 인천 중구청장이 영종도에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을 유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박광하 기자)
김 구청장은 기업 유치가 단순한 산업 정책에 그치지 않고 도시 재정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지 분양이 완료되고 기업과 인구가 들어와야 재산세 등 재원이 확보되고, 그때야 종합병원, 쇼핑몰 같은 생활 인프라도 갖춰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기업 유치→일자리 창출→인구 유입→소비 활성화→상권 형성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해 영종도가 진정한 자족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영종구 분구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한 선택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구 지역은 보수 성향 주민이 많아 선거에서 항상 이겼던 지역"이라며 "그런 선거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영종의 특성을 살린 행정과 정책을 집중하려면 독립된 자치구 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항 배후도시라는 한계를 안고 있는 영종이지만, 그런 환경을 이용해 산업과 관광 발전을 이끌어낸다면 그 어디보다도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될 수 있다"며 "영종 주민들이 분구의 진정성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