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에 대비해 저장해 놓은 비상 물자. [언스플래시 제공]
영국 정부가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과 대규모 재난 등에 대비해 국민에게 물과 식량 등 3일치 비상물자 비축해 두도록 권고했지만, 그것으로는 턱없이 준비가 부족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31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가족들이 광범위한 정전부터 테러 공격, 심지어 핵 비상사태 등 모든 상황에 헤쳐나가려면 최대 2주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식량과 물, 기타 필수품을 비축해두라고 권장했다.
런던대학교의 재난 및 기후 전문가인 일란 켈먼 교수는 인터뷰에서 “여유가 있는 사람은 최소 2주 분량의 물자를 비축하는 게 3일 분량보다 훨씬 낫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훨씬 더 다양한 유형의 위기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22일 각 가정에 최소 72시간을 버틸 수 있는 비상 물자를 준비하도록 하는 ‘비 레디(Be Ready)’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기후 위기와 적대국의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상황에 따른 대규모 비상사태에 대비하자는 취지에서다.
댄 자비스 영국 안보부 장관은 “국가 전체의 위기대응 능력을 높이고, 일상적인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간단한 조치”라며 “따를 수 있는 사람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켈먼 교수는 미국 적십자사,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 워싱턴 주 비상관리국에서 발표한 ‘권고 사항’을 거론하면서, 14일간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비품의 비축을 권장했다.
그는 음식에 관해선 조리가 거의 필요 없거나 아예 필요 없는,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주식류를 비축해 두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추천 품목으론 통조림 고기, 생선, 과일 및 채소는 물론 건조 파스타, 쌀, 시리얼, 크래커, 견과류, 멸균 우유 및 상온 보관이 가능한 주스 등이 있다.
비상계획 담당자들은 “가족들이 평소에 즐겨 먹는 장기 보관 식품을 비축해 두는 동시에 아기, 반려동물, 특별한 식단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식품도 준비할 것”을 권했다.
차, 커피, 설탕, 땅콩버터, 통조림 수프, 구운 콩, 고열량 간식의 경우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경우 빠르게 칼로리를 공급해 줄 수 있는 찬장 필수품으로 꼽혔다.
또한 1인당 하루 3ℓ씩의 생수와 식량, 현금, 담요, 구급상자, 여분의 배터리가 든 손전등, 태엽식 FM라디오 등이 권장됐다. 그 외의 권장 필수품으로 충전기와 캔따개, 화장지, 의약품, 어린이용 게임 및 놀이도구, 수술용 마스크, 우비 침낭도 있다.
영국이 우려하는 비상 상황 중에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으로 기업의 결제 시스템이 마비되거나 공급망이 붕괴하는 상황이다. 이에 해군은 영국과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해저 송유관과 통신 케이블을 감시하는 등 러시아 첩보 활동을 주시해왔다.
웨스 스트리팅 국방 장관은 “러시아 등 영국에 적대적인 국가들이 2030년까지 공격에 나설 수 있는 군사적 역량을 갖출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그들보다 앞서 나가야 한다. 2030년이면 적대 세력의 병력 규모와 전시 경제가 공격에 나설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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