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노유근 정책실장.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노유근 정책실장] 한국은 해마다 200조원 안팎의 에너지 비용을 해외에 지불하는 나라다. 이는 국가 총예산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로 정부가 1년 동안 쓰는 예산의 3분의 1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정작 ‘에너지 안보’라는 기본적인 안전판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근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까지 더해지면서, 에너지 공급망은 언제든 끊길 수 있는 변수가 됐다. 수입 의존형 에너지 구조 위에 세워진 한국 경제는 이러한 외부 충격에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한국 앞에는 또 다른 난제가 놓여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이라는 국제적 약속, 그리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의 팽창으로 인한 전력 수요의 폭발적 증가다.
이러한 복합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지난 6일, 기후부 김성환 장관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 계획을 공식화했다. 화석연료 중심의 구조를 탈피해 전력·산업·수송 전반을 전기화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환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실행 주체는 과연 준비돼 있는가. 이제까지 석탄화력 발전의 대부분을 담당하며 국가 발전을 뒷받침해온 발전공기업들이 이제는 그 체질을 과감하게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처럼 개별적으로 흩어진 구조로는 재생에너지 시장의 파고를 넘기 어렵다. 이제는 발전공기업들의 분산된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에 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종착지는 막대한 비용을 치르는 ‘에너지 의존국’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자립국’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아울러 통합된 발전공기업의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대형 해상풍력 등 핵심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NDC 조기 달성을 견인할 강력한 엔진을 만들어야 한다.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의 골든타임은 길지 않다. 발전공기업 통합을 통해 공공이 주도하는 에너지 전환의 기반을 구축할 때, 비로소 한국은 기후위기 대응 속도를 높이고 에너지 의존국을 넘어 에너지 자립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노유근 정책실장은 전력연맹 소속으로 전력분야의 공공성 강화, 전력노동자들의 처우개선, 정의로운 전환 등을 위해 정책 제언 및 다양한 현장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노유근 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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