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식 조국혁신당 당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 앞에서 열린 ‘끝까지간다’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조국혁신당이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관련 발언을 비판했다.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달리 정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 장관의 말에 혁신당은 “시대를 역행하는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혁신당 노동위원회는 10일 논평에서 최저임금위원회가 표결로 부결한 사안을 주무 부처 장관이 다시 꺼내는 것은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업종별 차등 적용이 노동자 간 임금 격차를 키우고 저임금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최저임금을 낮춰 해결하려는 방식은 노동자와 소상공인 간 갈등을 키울 뿐이라며 정부에 차등 적용 논의를 접으라고 촉구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6월 2027년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달리 적용할지를 표결에 부쳐 부결했다. 반대 14표, 찬성 11표, 무효 1표였다. 혁신당은 이 결과를 “사회적 합의로 부결된 사안”이라고 표현했다.
최저임금 논쟁 외에도 혁신당은 최근 세금과 소상공인 보호, 국가정보원 권한, 해외 파병 문제 등에서 정부·여당 또는 여야 공동 입법안과 다른 입장을 내왔다.
종부세 논쟁에서는 정부안과 민주당 내 추가 완화 움직임을 모두 비판했다. 정부는 8월 세제 개편안에서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한편,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려 했다. 조국 전 대표는 고가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혜택이 커졌다며 개편안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이후 민주당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를 추가로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오자 조 전 대표는 이에 반대했다. 정부가 9월 초 비거주 1주택자 공제 축소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하자, 조 전 대표는 정부와 민주당이 “상위 1%의 이익”을 지켰다고 비판했다.
지난 9월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에서도 혁신당은 다른 선택을 했다. 김원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수정 가결됐다. 혁신당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을 막기 어렵고 시정명령의 실효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당론으로 반대했다.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은 민주당 박선원 의원과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함께 대표발의했다. 혁신당 의원들은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혁신당은 국정원 직무 범위를 ‘의심되는 경우’까지 포괄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국정원 개혁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서도 혁신당은 반대 입장을 냈다. 청와대가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9월4일, 김준형 원내대표는 파병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음 날 참여 여부가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혁신당은 지난 8월 정기국회 대응 워크숍에서 “개혁에는 경쟁하고, 민생에는 협력하며,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결의했다. 신장식 대표도 지난 7월 당대표 출마 선언에서 이재명 정부의 중도실용 노선으로 비게 될 ‘왼쪽 운동장’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 ‘지민비조’ 현상 속에 비례대표 12석을 얻은 혁신당은 민주당과 구별되는 정책 의제와 당의 존재감을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정책 현안에서 이어진 이견을 두고 민주당과 차별화된 독자 노선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최저임금·종부세·파병·법안 표결은 쟁점과 판단 근거가 서로 다르다. 최근의 이견만으로 혁신당이 민주당과 전면적으로 갈라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개별 사안에 대한 비판을 구체적인 입법과 대안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가 독자 노선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기준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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