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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업스테이지, 다음 품다… AI 포털 재편 본격화

카카오가 수익성 압박 속에서 다음을 전략적으로 분리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인수 주체가 대형 IT 기업이 아닌 AI 스타트업이라는 점이 이례적이다. LLM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트래픽과 데이터 자산을 확보하는...

업스테이지, 다음 품다… AI 포털 재편 본격화

포털의 시대가 끝났다는 말은 이제 절반의 진실이 됐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쳐넣고 링크 목록을 훑던 방식이 저물고 있는 것은 맞지만 포털이라는 공간 자체의 소멸은 다른 이야기다. AI 경쟁이 격화될수록 모델의 성능만큼이나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이 데이터다.

누가 더 많은 실사용자의 검색 의도와 행동 패턴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AI 서비스의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는 수억 건의 검색 로그와 콘텐츠 생태계를 등에 업고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하고 있고 구글은 AI 오버뷰를 전면에 내세워 수십 년치 웹 데이터를 AI 학습에 직접 활용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오랫동안 2위 포털에 머물던 다음이 전혀 다른 주인을 만났다. 업스테이지가 다음을 선택한 것은 단순한 플랫폼 인수가 아니라 AI 모델 고도화에 필요한 실사용 데이터 자산을 한꺼번에 확보하는 전략적 도박에 가깝다. 30년치 검색 데이터와 콘텐츠가 솔라 LLM과 결합할 때 무엇이 달라질 수 있는지, 업스테이지가 그 답을 내놓겠다고 나섰다.

사진=각 사

AI 기술 기업 업스테이지(대표 김성훈)가 포털 '다음(Daum)'을 운영하는 AXZ 인수를 최종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양사는 올해 1월 카카오가 보유한 AXZ 지분 전량을 업스테이지로 이전하고, 카카오가 업스테이지 일정 지분을 취득하는 주식교환 방식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약 4개월에 걸친 심층 실사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번에 본 계약 체결로 거래를 완결지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30여 년 역사를 지닌 국민 포털과 업스테이지의 기술력이 만나는 이번 인수는 AI 포털 시대를 여는 산업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스테이지가 이번 인수에서 가장 주목하는 자산은 다음이 수십 년간 축적한 검색 데이터와 콘텐츠다. AI 모델의 성능은 결국 학습 데이터의 양과 질에서 갈린다. 다음은 국내 주요 포털 가운데 네이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실사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뉴스·카페·블로그·검색 로그 등 다양한 형태의 한국어 데이터가 30년 가까이 누적돼 있다.

업스테이지 입장에서는 솔라 LLM의 한국어 이해도와 추론 능력을 높이는 데 이보다 적합한 데이터 자산을 외부에서 구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AI 스타트업이 독자적인 데이터 수집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포털 인수 한 번으로 압축했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의 전략적 무게가 남다르다.

확보한 데이터를 서비스로 전환하는 경로도 구체화됐다.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다음의 검색 엔진과 결합해 키워드 나열 방식의 기존 검색을 대체하는 'AI 콘텍스트 서비스'로 진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이용자의 질문 의도와 맥락을 파악해 직접 답변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현재 구글 AI 오버뷰나 네이버의 AI 검색 고도화 방향과 궤를 같이한다. 다음이라는 대중 플랫폼을 통로로 삼아 AI 서비스의 일상 접점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기도 하다.

업스테이지의 미래 전략에서 다음 인수는 첫 번째 퍼즐에 해당한다. 업스테이지는 현재 국가 차원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주관사로 참여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개발하는 국산 AI 모델이 다음 플랫폼과 연결될 경우 수천만 명이 이용하는 포털을 통해 국민 AI 서비스 생태계를 직접 구현할 수 있는 경로가 열린다.

솔라 LLM의 기업 대상(B2B) 공급에 집중해온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다음을 통한 일반 소비자(B2C) 시장 진입이 가능해진다는 점도 중요하다. 모델 개발부터 데이터 확보, 소비자 접점까지 AI 가치사슬 전체를 내재화하는 수직 통합 구조를 완성하겠다는 그림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한국 AI 산업의 구조 재편을 알리는 신호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카카오가 수익성 압박 속에서 다음을 전략적으로 분리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인수 주체가 대형 IT 기업이 아닌 AI 스타트업이라는 점이 이례적이다.

LLM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트래픽과 데이터 자산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포털 사업에 진입한 첫 사례다. 네이버가 자체 생태계 안에서 AI 포털을 구축하는 방식과 대조적으로, 업스테이지는 외부 플랫폼을 흡수해 기반을 마련하는 경로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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