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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언론사 '좌파 낙인' 분류표 공개한 국힘, 내용 보면 기가 찹니다

95% 네이버 권력의 편향적 여론 독점 우려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인... ⓒ 국민의힘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지난 3월 24일 "포털뉴스 점유율 95% 네이버 권력의 편향적 여론 독점 우려한다...

언론사 '좌파 낙인' 분류표 공개한 국힘, 내용 보면 기가 찹니다

[取중眞담] 네이버CP사 정치 성향 분류 공지, 기자 '실명 저격' 반복...언론 자유 자처하는 적반하장

[取중眞담]은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국민의힘이 또 언론 자유를 운운했다. 과거 보수정부에서 언론 자유 탄압에 앞장 섰던 세력이 이제와 언론 자유의 투사를 자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자의적인 언론사 '성향 분류표'를 몇 년 만에 다시 꺼내들었고, 이재명 대통령의 SBS 프로그램의 사과 요구를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들도 특정 매체와 기자의 실명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저격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의 적반하장이다.

국민의힘이 내놓은 언론사 '성향 분류표'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지난 3월 24일 "포털뉴스 점유율 95% 네이버 권력의 편향적 여론 독점 우려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가 분류한 표를 들고 나왔다. 네이버 콘텐츠 제휴사(CP사)의 다수가 '좌편향'되어 있다는 주장이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공언련의 문제 제기에 깊이 공감하며, 대한민국 포털뉴스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네이버의 편향된 뉴스 포털 운영 구조를 규탄한다"라며 "CP사 구성 자체의 편향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네이버 CP사 87개 중 좌성향 매체는 19개, 우성향 매체는 10개로 나타났다"라며 "아울러 좌성향이 뚜렷한 MBC, , , , , , 등 최소 6개 이상의 매체가 CP사로 입점해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특정 진영의 관점이 마치 사회 전체의 주류 여론인 것처럼 확산될 가능성을 높은 구조"라며 "여론은 특정 기업이나 편향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해당 분류가 다분히 자의적이라는 데 있다. 특정 언론사를 '좌파 성향' 혹은 '우파 성향'으로 분류하면서,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해당 분류 표에 따르면 은 좌파인데, 계열사 매체인 은 중도로 분류됐다. 반대로 는 우파인데, 는 중도였다. MBC 지역 방송사인 대구MBC와 전주MBC를 별도로 좌파성향 매체에 추가했는가 하면, 대부분의 경제지들은 '중도'로 묶어놓았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성향 분류'가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지난 2023년, 국민의힘은 공영방송 라디오 패널들이 '좌편향' 되어 있다며 낙인 찍고 공격했다. 방송법 처리를 앞두고 색깔론을 들고 나온 셈인데, 당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의 모니터링 결과를 그대로 들고 와 "몇몇 좌파 매체가 KBS1 라디오를 가지고 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날을 세웠다. (관련 기사: '좌파가 KBS라디오 점령했다'는 박대출, 질문 받자 "기자들 예의가 없다" https://omn.kr/23rpk)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았던 박성중 의원도 좌파 패널 낙인찍기의 선봉이었다. 그는 "편파방송을 남발하는 방송사와 가짜 발언을 일삼는 좌파패널 출연자들을 전수 조사, 검증하여 민형사상의 모든 고발조치를 끝까지 취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정작 해당 자료는 제대로 된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엉터리였다. 뿐만 아니라 같은 매체 소속 기자에게는 발언 내용과 상관없이 '좌파'라고 낙인 찍어놓고서, 같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 보수 성향으로 불리는 소속 기자는 '중립적'이라고 표시했다.

'이 대통령이 특정 PD 좌표 찍었다' 비판한 국힘, 특정 기자 실명 저격

이재명 대통령이 X(옛 트위터)를 통해 SBS 의 과거 방송을 언급하면서 비판한 것을 두고서 국민의힘은 '언론 탄압'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지난 3월 23일 긴급 성명서까지 내고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지 말라"라며 "특정 PD를 공개적으로 지목한 것은 매우 심각하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비판한 '좌표 찍기'를 사실상 그대로 재현했다.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같은달 24일 "이라는 제목으로 동료 언론인을 조롱한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의 기사에 유감을 표한다"라고 출입기자들에게 공지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의 표현을 빌리자면, 당 미디어국도 "특정 기자를 공개적으로 지목"함으로써, "좌표 찍기"에 나선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의 사실상 최대 주주는 민노총 언론노조임을 알려 드린다"라고 덧붙이며 관련 기사 하이퍼링크까지 첨부했다.

자신들을 '국힘당'이라고 줄여 부르면 '발끈'하는 세력이, 꿋꿋하게 민주노총을 '민노총'으로 폄훼해 약칭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 문제는 기자가 쓴 기사의 문제를 의 소유구조로 연결해 '민노총'과 '언론노조'를 지목한 것이다. 어설픈 음모론이자 색깔론이다. 심지어 해당 기사는 주장성 칼럼이 아니라 여야 공방을 다룬 '스트레이트'에 가까운 보도였다.

과거 언론 탄압에 제대로 반성한 적 없는 국민의힘

국민의힘 세력이 언론 자유를 제약한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대법원으로부터 인정받은 정연주 전 KBS 사장 부당 강제 해임, YTN 낙하산 사장 투입과 대규모 해직 기자 사태, 국정원의 공영방송 장악 문건과 문화체육관광부의 블랙리스트까지 굳이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자행된 무수한 사례들을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다. 정량 지표로만 봐도 분명하다.

국민의힘과 그 전신 정당이 절대 인용하지 않는 수치 중 하나가 '세계언론자유지수'이다. 임기 중 최저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조사대상 180개국 중 이명박 정부 69위, 박근혜 정부 70위, 윤석열 정부 62위였다. '입틀막', '답변하지 마십시오, 좌파입니다', '바이든 날리면' 등으로 상징되는 윤석열 정부의 만행은 민주주의의 명백한 퇴행이었다. 그리고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단 한 번도 제대로 인정하거나 사과한 바 없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25일 '추후보도와 언론윤리에 관한 언론노조의 입장'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SNS와 SBS의 방송에 대해 모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대법원 판결로 허위사실임이 확정된 주장을 공표한 이는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언론노조는 "그런데 국민의힘은 정작 자신들 내부의 허위사실 공표 행위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라며 "오로지 정치적 이익을 위해 허위사실을 확산시키는 데 앞장섰던 이들이 이제 와서 '언론 자유'를 입에 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을 차지할 때마다 언론장악에 혈안이 됐던 과거를 국민들은 잊지 못한다. 내란 정권이 온갖 권력 수단을 총동원해 언론 '입틀막'에 나섰던 게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라며 "부끄러운 줄 알고 자중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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