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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애플, 앱 심사 넘어 '디지털 치안' 확대…AI로 가짜 생태계 정조준

특히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 미국 내 플랫폼 책임 강화 움직임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검증 시스템은 더욱 촘촘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애플 관계자는 "사용자 보호와 개발자...

애플, 앱 심사 넘어 '디지털 치안' 확대…AI로 가짜 생태계 정조준

부정 결제·허위 리뷰·위장 앱 동시 차단…플랫폼 신뢰가 빅테크 경쟁력으로 부상

세계 모바일 앱 시장이 거대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앱스토어 운영 방식도 단순 유통 관리 수준을 넘어 '디지털 질서 유지'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애플이 공개한 앱스토어 운영 현황은 단순 보안 강화보다 플랫폼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합 감시 체계에 가까웠다. 악성 앱 차단은 물론 허위 리뷰, 가짜 개발자 계정, 불법 결제 시도까지 동시에 관리하는 구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 로고(사진=연합뉴스)

애플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앱스토어에서 차단된 부정 의심 거래 규모는 22억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6년간 누적 기준으로는 112억달러 수준이다. 모바일 플랫폼이 글로벌 결제와 콘텐츠 유통의 핵심 통로로 자리잡자 이를 노린 범죄 수법 역시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현재 앱스토어는 175개 국가에서 운영 중이며 주간 이용 규모는 8억명대를 웃돈다. 이용자와 결제 규모가 커질수록 범죄 조직의 접근 방식도 정교해지는 흐름이다. 최근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유형 중 하나는 정상 앱으로 위장한 뒤 승인 이후 기능을 바꾸는 방식이다. 초기 심사 단계에서는 퍼즐게임이나 생산성 앱 형태로 등록한 뒤 업데이트 과정에서 금융 사기 기능이나 외부 결제 유도 시스템을 삽입하는 구조다.

애플은 지난해 이런 방식이 의심된 앱 약 5만9000개를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위반한 앱 수십만건과 스팸성 기능, 유명 서비스 복제 형태로 분류된 앱들도 등록 과정에서 대거 차단됐다. 앱 등록 이후 문제가 발생하면 조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애초에 유통 단계 진입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방향으로 심사 체계를 강화한 셈이다.

개발자 계정 관리도 이전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애플은 부정 행위 연루 가능성이 있는 개발자 계정 약 19만개를 정지했고 신규 가입 신청 가운데 상당수도 승인하지 않았다. 과거에는 앱 단위 관리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공급망 자체를 관리 대상으로 확대하는 분위기다. 앱 생태계에서 위험 요소를 사후 삭제보다 사전 차단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다.

외부 비공식 유통망에 대한 감시도 병행됐다. 애플은 악성코드나 불법 도박 콘텐츠 등이 포함된 앱 수만건이 비공식 스토어를 통해 유통되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개발자 테스트용 배포 시스템인 TestFlight에서도 위험 가능성이 있는 제출본 수백만건이 차단됐다. 테스트 환경까지 보안 검증 범위가 확대되면서 앱 개발 전 과정이 사실상 검수 대상이 되는 구조다.

리뷰와 평점 조작 역시 주요 단속 영역으로 떠올랐다. 앱 다운로드 순위와 검색 노출이 매출에 직결되면서 자동화된 허위 리뷰 생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등록된 리뷰·평점 가운데 상당수를 게시 이전 단계에서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검색 노출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앱과 다운로드 순위를 조작한 사례들도 별도 조치 대상에 포함됐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생성형 AI 확산 이후 악성 앱 제작 환경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전문 개발 조직이나 범죄 네트워크 중심으로 제작되던 악성 앱이 최근에는 자동화 도구를 활용해 대량 생산되는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다. 코드 생성 속도가 빨라지고 위장 방식까지 다양해지면서 기존 수작업 심사 체계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플랫폼 기업들의 경쟁 역시 단순 콘텐츠 확보에서 AI 기반 이상 탐지 기술 경쟁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실제로 결제 보안 영역에서도 머신러닝 기술 활용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도난 신용카드를 활용한 결제 시도 수백만건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플랫폼 운영과 금융 보안의 경계가 사실상 하나로 결합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 보안 강화보다 플랫폼 신뢰 확보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앱 숫자나 서비스 다양성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인가”가 이용자 선택 기준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 미국 내 플랫폼 책임 강화 움직임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검증 시스템은 더욱 촘촘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애플 관계자는 "사용자 보호와 개발자 보상 체계를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앱스토어 운영의 핵심 원칙"이라며 "지능화되는 디지털 사기에 대응하기 위한 AI 기술 투자와 전문 심사 역량 확대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굿모닝경제 노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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