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실적 호조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기대감이 뉴욕증시를 다시 사상 최고치로 밀어 올렸다. 중동 전쟁과 고유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주요 기업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90.33포인트, 1.62% 오른 4만9652.1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3.06포인트, 1.02% 상승한 7209.0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19.07포인트, 0.89% 오른 2만4892.31에 각각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강한 랠리가 이어졌다. S&P500지수는 4월 한 달간 약 10% 상승하며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도 4월에 15% 넘게 오르며 2020년 4월 이후 최고의 월간 성과를 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AI 관련주와 대형 기술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날 시장의 초점은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주요 빅테크에 맞춰졌다. 매그니피센트7 기업 가운데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 4개사는 모두 시장 전망을 웃도는 이익을 냈다. 다만 투자자들은 실적 자체보다 AI 인프라 투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갖췄는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강한 클라우드 성장세와 AI 수요 확대 기대에 힘입어 9.96% 급등했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 전망을 상향했지만, 클라우드와 자체 AI 반도체인 TPU 수요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마존도 AWS 성장세가 부각되며 0.77% 상승했다.
반면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락했다. 메타는 AI 투자를 위한 자본지출 확대 부담과 이용자 지표 둔화 우려가 겹치며 8%대 급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Azure 성장 기대에도 AI 투자 비용과 수익화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며 3%대 약세를 보였다. 같은 AI 투자라도 클라우드 매출과 수주 잔고 등으로 투자 회수 가능성을 입증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주가가 엇갈린 셈이다.
반도체주도 랠리의 한 축을 맡았다. 특히 인텔은 AI 수요에 힘입은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4월 한 달간 114% 급등했다. 이는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이다. 인텔은 최근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매출 전망을 내놓으며 AI 반도체 투자 사이클의 수혜주로 재평가받고 있다.
경제 지표는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했지만, 일부 경계감도 남겼다.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은 올해 1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 GDP 증가율 속보치가 전기 대비 연율 2.0%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0.5% 성장에서 회복된 수치다. 투자, 수출, 소비, 정부지출 증가가 성장에 기여했지만 수입 증가가 일부를 상쇄했다. 다만 시장 전망치였던 2.2%에는 다소 못 미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이 이어지는 한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주가 상승 흐름이 유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에 “경제가 성장을 지속하고 기업들이 이익을 내는 한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주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랠리의 성격은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AI 투자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오르던 국면에서 벗어나, 투자 비용을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업인지가 핵심 판단 기준으로 부상했다. 알파벳과 아마존은 클라우드 실적을 통해 투자 체력을 입증한 반면,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는 AI 투자비 부담에 대한 시장의 검증을 받는 모습이다.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 변동성이 이어지는 점도 변수다. AP통신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 해군의 대응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날 뉴욕증시는 강한 기업 실적과 AI 투자 기대를 앞세워 지정학 리스크를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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