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EPA연합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다시 세계 정상에 섰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3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게임스코어 2-0(21-17, 21-14)으로 꺾었다.
2023년 코펜하겐 대회 이후 3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당시 한국 배드민턴 단식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냈던 안세영은 두 번째 우승까지 차지하며 다시 한번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단식에서 두 차례 정상에 오른 건 안세영이 처음이다.
세계선수권에서 유독 강했던 야마구치를 넘어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야마구치는 2021년과 2022년, 2025년 세계선수권에서 세 차례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2021년 세계선수권 8강, 2022년 준결승에서 모두 야마구치에게 패해 탈락했던 안세영은 가장 높은 무대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1게임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두 선수 모두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일진일퇴 공방을 펼쳤다. 여기서 안세영이 조금씩 흐름을 탔다. 9-8에서 끈질긴 랠리도 2점을 연달아 올리며 인터벌에 먼저 도달했다. 야마구치도 반격에 나섰다. 12-15에서 4연 득점에 성공하면서 순간적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세계 1위의 경기력은 남달랐다. 안세영은 17-17에서 날카로운 대각 스매시를 때리는 등 재차 기세를 탔다. 수비에 실패한 야마구치는 자리에 주저앉아 좌절했다. 안세영은 막판까지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1게임을 21-17로 가져왔다.
2게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야마구치가 한발 앞서가자, 안세영도 대각을 노린 하프 스매시를 앞세워 흐름을 바꿨다. 야마구치는 몸을 날리면서 받고자 했으나 셔틀콕은 라켓에 닿지 않았다. 직선과 대각을 가리지 않고 코트 빈 곳을 노린 안세영의 공격이 주효했다.
11-7로 인터벌을 맞이한 안세영은 중반에 잠시 흔들렸다. 상대 공격이 네트에 맞고 들어오는 등 불운이 겹치면서 3연속 실점을 내줬다. 집중력이 흐려질 수도 있는 상황. 안세영은 오히려 더 완벽한 랠리로 야마구치를 압박했다. 상대 실수를 유도하며 3점을 추가한 그는 16-1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야마구치는 안세영의 철벽같은 수비를 뚫지 못했다. 안세영은 2게임마저 21-14로 승리하며 세계선수권 챔피언에 올랐다.
부상을 딛고 이뤄낸 우승이다. 안세영은 지난달 일본오픈에서 왼발 통증으로 기권한 뒤 중국오픈까지 건너뛰며 약 한 달간 재활에 집중했다. 세계선수권은 부상 이후 치른 첫 국제대회였다.
복귀전이라는 우려가 무색했다. 안세영은 64강부터 준결승까지 다섯 경기를 모두 2-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8강에서는 세계 5위 한웨(중국)를 2-0(21-19 21-12), 준결승에서는 세계 3위 왕즈이(중국)를 2-0(24-22 21-16)으로 차례로 제압했다. 안세영은 결승에서도 야마구치를 완벽하게 누르면서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X
Kakao
link
댓글
0